/위키피디아 소설 '노인과 바다' 표지

“노인의 모든 것이 늙거나 낡아 있었다. 하지만 두 눈만은 그렇지 않았다. 바다와 똑같은 빛깔의 파란 두 눈은 여전히 생기와 불굴의 의지로 빛나고 있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가 1952년 발표한 ‘노인과 바다’는 ‘세계문학 사상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에요.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같은 작품들도 유명하지만,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1953년)과 노벨문학상(1954년)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산티아고 노인이에요. 작은 돛단배로 혼자 고기를 잡는데, 무려 84일 동안 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하지만 노인은 희망과 자신감을 잃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긍정적인 사람이었어요.

노인의 유일한 친구는 다섯 살 때부터 그에게서 고기잡이를 배운 소년 마놀린이었어요. 마놀린은 산티아고 노인의 식사와 잠자리를 살뜰하게 챙길 정도로 그를 좋아했죠. 고기를 못 잡은 지 85일째 되던 날 새벽, 노인은 물고기가 많이 모인다는,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에 낚시를 나갔습니다. 정오 무렵 낚싯줄에 묵직한 울림이 있었어요. 서서히 줄을 당기자 엄청난 힘이 느껴졌죠. 물고기는 낚싯줄에 걸렸는데도 계속 헤엄쳤고 노인이 탄 배도 그걸 따라 움직일 정도로 힘이 좋았어요.

하루가 지나 노인은 그 물고기가 자기가 탄 배보다 60cm나 더 긴 청새치라는 걸 알았어요. 노인은 청새치와 이틀 밤낮 밀고 당기기를 계속한 끝에 잡고 말았어요. 배에 겨우 묶어 놓았는데, 청새치가 얼마나 컸던지 배 두 대가 나란히 놓인 것 같이 보였죠.

진짜 사투는 이제부터예요. 마지막에 작살을 청새치 옆구리에 꽂아 청새치 피가 사방에 퍼졌는데 이 냄새를 맡은 상어들이 몰려든 거예요. 노인은 상어와의 대결에서도 지지 않았어요. 작살과 칼로 무찔러버렸죠.

마침내 늦은 밤, 노인은 작은 항구로 돌아왔어요. 상어들이 뜯어먹어 청새치는 허옇고 기다란 등뼈와 주둥이가 뾰족한 큰 머리만 남아있었어요. 오두막에 도착한 노인은 긴 잠에 빠졌어요. 다음 날 아침 마을 사람들이 청새치를 확인했더니 길이가 5.5m에 달했어요.

바다에서 혼자 사투를 벌이는 노인의 이야기에 왜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걸까요? 청새치와 사투 중에 노인은 이렇게 말해요. “희망을 버리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삶의 모든 순간에서 늘 희망을 발견하려고 애쓴 노인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위대함을 발견한 게 아닐까요. 스웨덴 한림원도 헤밍웨이에게 노벨상을 수여하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노인과 바다’는) 폭력과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현실 세계에서 선한 싸움을 벌이는 모든 개인에 대한 존경심을 다룬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