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르고 약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힘이 필요하고, 아무것도 없이 태어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며, 어리석은 채로 태어나기 때문에 판단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태어날 때 갖지 못했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 필요한 모든 것을 교육에서 얻는다.”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1712~1778)가 1762년 출간한 ‘에밀’은 “독립성과 자유를 가진 한 인간의 탄생”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근대 교육학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에요. ‘사회계약론’의 저자로도 유명한 루소는 고아 소년 에밀의 출생부터 결혼까지의 성장 과정을 통해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데요.
‘에밀’은 5권의 책으로 구성돼 있어요. 1권은 유년기, 2권은 다섯 살부터 열두 살까지, 3권은 열두 살부터 열다섯 살, 4권은 열다섯 살에서 스무 살까지, 마지막 5권은 스무 살에서 결혼까지를 다룬답니다.
루소가 나이를 정확하게 적시(摘示)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이대에 맞는 세밀한 양육과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루소는 어려서는 특히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지 않는 양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도덕이나 진리를 적극적으로 가르치기보다 어린이의 마음에 악한 것이나 옳지 못한 정신이 깃들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일종의 소극적인 교육을 추구했어요.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 주되 간섭을 자제하고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고 무슨 일이든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교육법이라는 거죠.
그는 이성적 활동이 시작되는 열두 살부터 열다섯 살 사이 “공부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다만 추상적인 학문이 아니라 자연을 관찰하는 학문, 즉 물리학·천문학·기하학 등을 공부하면 좋다고 했죠. 중요한 건 관찰과 경험·실험을 통해 공부한 것을 실생활과 결부시켜 보는 일이에요.
사춘기가 속해 있는 열다섯 살부터 스무 살 사이에는 ‘제2의 탄생’이 일어난다고 봤어요.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삶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죠. 이 시기는 사회적 관계를 공부해야 할 때이기도 해요. 이 나이대에 친구와의 우정, 이웃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이성에 대한 사랑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루소가 독립성과 자유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상상력이에요. 상상력을 통해 자신이 경험하고 공부한 것 이상을 생각할 수 있고, 타인과 동화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는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인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루소는 어린이라는 개념조차 없을 때 어린이가 독립성과 자유를 지닌 존재라고 생각했고, 그들을 교육해야 하는 진정한 목적을 ‘에밀’을 통해 탐구했어요. 오늘 우리 시대의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이 책과 함께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