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휴일 경상남도 남해에 있는 ‘다랭이 마을’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 만든 다랭이 논에 가득한 유채꽃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어요.”

이 글에서 ‘다랭이’의 표준말은 ‘다랑이’입니다. ‘다랑이’는 산골짜기의 비탈진 곳 등에 있는 좁고 긴 계단식 논배미(논두렁으로 둘러싸인 논의 구역)를 뜻해요. ‘다랑논’ ‘논다랑이’라고도 하죠. ‘다랭이’는 ‘다랑이’의 방언이랍니다. 참고로 ‘다랭이 마을’은 다랑이 논이 많은 데서 붙인 이름인데, 구수한 사투리 발음을 살려 ‘다랑이 마을’이 아닌 ‘다랭이 마을’로 통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어원은 ‘다랑이’라는 것을 알아두세요.

이와 달리 ‘-랭이’로 써야 하는데 ‘-랑이’로 잘못 쓰는 말로는 ‘나부랭이’가 있어요. ‘나부랭이’는 종이나 헝겊 따위의 자질구레한 오라기를 뜻하는 말로, ‘나부랑이’는 ‘나부랭이’의 비표준어입니다. 우리 주위에서는 ‘검사 나부랭이’와 같이 어떤 부류의 사람이나 사물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더 자주 쓰고 있지요.

- 외할머니 혼자 농사 지으시는 논배미가 스무 다랑이가 넘는다.

- 길지 않은 끈의 나부랭이를 끄나풀이라고 한다.

- “공부할 생각은 안 하고 종일 빈둥대며 만화 나부랭이나 들여다보고 있니?”

/류덕엽 교육학 박사·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