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 메콩강에서 몸길이 4m짜리 민물 가오리가 잡혀 화제가 됐어요. 위아래로 납작해 생김새가 독특한 가오리는 상어와 아주 가까운 무리예요. 가오리와 상어는 다른 물고기보다 물렁물렁한 뼈를 가지고 있어서 ‘연골(軟骨)어류’라고 해요. 딱딱한 뼈를 가진 대부분의 물고기는 ‘경골(硬骨)어류’라고 부르죠.
약 1억8000만~1억4000만년 전쯤 상어의 한 무리가 바다 밑 생활에 알맞게 적응하는 과정에서 몸의 형태가 납작하게 바뀌며 지금의 가오리 무리가 됐어요. 가오리는 납작한 몸의 윗부분(등)에 눈이 있고, 입은 아랫부분(배)에 있어요. 가오리의 배를 마치 얼굴처럼 생각해 사람들이 흔히 눈으로 착각하는 구멍이 있는데, 실제로는 콧구멍이죠. 겉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입안에는 아주 날카로운 이빨이 있어서 물고기와 게·오징어 등을 사냥한 뒤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 목구멍으로 넘긴대요.
가오리 배에는 기다란 다섯 쌍의 아가미 구멍도 있어요. 보통 물고기들의 아가미 구멍이 한 쌍인 데 비하면 아주 많은 건데요. 보통 물고기들은 공기주머니인 부레로 물 안에서 뜨고 가라앉기를 조절해요. 그런데 가오리는 부레가 없어서 물 안에서 오르내릴 때 에너지를 훨씬 많이 내야 해요. 아가미 구멍이 많아야 물과 접촉하는 면을 넓혀 숨을 쉴 때 물속 산소를 더 많이 빨아들일 수 있고, 그러면서 힘을 낼 수 있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부레가 없는 상어 역시 아가미 구멍이 5~7쌍 있죠.
가오리는 번식하는 방법도 여느 물고기와 달라요. 보통 물고기는 암컷 한 마리가 작은 알을 수백~수만 개 낳으면, 수컷이 정액을 뿌려서 수정시키죠. 그런데 가오리 수컷에게는 꼬리가 시작되는 부분에 생식 기관이 한 쌍 달려있어요. 번식할 때는 이 중 하나를 암컷 몸에 대고 직접 정자를 투입해요. 그러면 암컷 몸속에서 수정된 알이 부화하고, 새끼들은 일정한 크기까지 자란 뒤에야 어미 몸속을 빠져나오죠.
어떤 가오리들은 바닷속에서 헤엄을 치다가 물 밖으로 점프하기도 해요. 이는 천적의 추적을 피하거나, 몸속의 기생충을 떼어내려는 몸짓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해요.
바다에 사는 만타가오리는 양옆의 몸길이가 8m를 훌쩍 넘기도 하는데요. 덩치에 걸맞지 않게 다른 가오리들보다 이빨이 아주 작대요. 먹이를 먹을 때에는 입을 가만히 벌리고 입속으로 들어오는 작은 물고기와 플랑크톤·물을 삼킨 다음 물만 아가미 구멍으로 배출하지요. 이렇게 먹는 방법은 상어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큰 고래상어와 아주 비슷하답니다.
도움말=최윤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