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3분 철학: 서양 현대 철학편
김재훈 글·그림 | 서정욱 지음 | 출판사 카시오페아 | 가격 1만6800원
이 책의 제목은 3분만 투자하면 그간 어렵다고 생각해서 접근하지 못했던 철학자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3분 철학 시리즈는 총 세 권으로 이뤄져 있어요. 1권에서는 서양 고대 철학을, 2권에서는 서양 중세·근대 철학을 다루지요. 마지막권인 3권은 현대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담론을 만화로 쉽게 정리해 보여줍니다.
이 책은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와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자크 라캉(1901~1981) 등을 소개합니다. 이들은 실천적 사상 등으로 인간 역사에 깊이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아요.
저자는 현대의 철학자들이 현대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컨대 니체는 기존의 가치를 전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자 했어요. 당시에는 감성을 배제하고 이성, 즉 과학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이성중심주의가 지배적이었는데요. 니체는 이성중심주의를 해체하고 이성과 감성, 담론과 직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했어요. 이는 20세기 중후반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포스트모더니즘(기존의 질서를 거부하는 운동)의 바탕이 됐죠. 개인과 개인 간의 차이와 개성을 존중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신은 지금의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비슷하고요.
인간의 무의식이 언어처럼 구조화돼 있다고 주장한 라캉 철학은 어떤가요? 라캉은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요. 그러면서 우리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말했어요. 이런 무의식 연구는 단순히 정신분석이 특정 개인의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모든 인간, 나아가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이처럼 현대 철학자들의 사상을 알면 우리 사회의 모습을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자들은 기존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관점에서 세계를 해석하는데요. 그런 도전적인 모습이 신선한 깨달음을 줍니다.
우리는 왜 철학을 배워야 할까요? 당대 철학자들 간의 핵심 사조(한 시대 일반적인 사상의 흐름)와 논쟁 등을 살피다 보면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이 생기고 삶에 깊이가 더해지게 돼요. 이 때문에 많은 국가가 철학을 기초 학문으로 가르치기도 하지요. 특히 요즘처럼 디지털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일수록 철학 공부가 필요한데요. 우리는 매일 다양한 콘텐츠를 접합니다. 하지만 어지럽고 잡다하게 느껴질 뿐, 지식이나 생각에 깊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거예요. 철학자의 사상을 알아가다 보면 이미 알고 있던 수많은 지식과 콘텐츠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