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 남아 있는 목조 불상 중 가장 오래된 불상 2점이 국보가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합천 해인사에 있는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과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인데요. 이 두 불상은 통일신라 시대 때 만들어진 거예요. 부처의 모습을 조각한 불상은 불교 미술의 핵심으로 여겨지는데요. 불상에 대해 알아볼게요.
초기 불교에서는 불상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형체가 있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있었고, 불교 이전에 존재했던 고대 인도의 종교나 철학 사상에서도 신상을 만드는 문화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불상은 기원전 1세기 인도 서북부에 세워진 쿠샨 왕조 때부터 만들어졌어요. 당시 인도 서북부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재위 기원전 336~기원전 323)의 동방 원정 이후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어요. 그리스에서는 신의 모습을 신상으로 만드는 문화가 발달했는데요. 이런 영향을 받아 간다라 지방에서 처음 불상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당시의 불교 미술을 두고 불상이 만들어진 지역의 이름을 따 ‘간다라 문화’ ‘간다라 양식’이라고 불러요.
이후 동아시아 지역으로 불교가 전파되며 불상도 함께 전파됩니다. 중국의 고대 국가인 북위(386~534)에서는 황실의 주도로 대규모 석굴 사원과 대불(大佛·크게 만든 불상)이 만들어지기도 하지요. 이 중 윈강 석굴과 룽먼 석굴 등이 유명한데요. 석굴에 대불을 만들 때에는 ‘왕즉불(王卽佛)’ 사상, 즉 왕이 곧 부처라는 사상에 따라 군주의 얼굴과 불상의 얼굴을 닮게 만들었다고 해요. 이런 경향은 중국의 역대 왕조에서 추가로 대불을 세울 때에도 이어졌지요. 다만 안타깝게도 문화대혁명(1966~1976) 시기에 이렇게 만들어진 석굴의 불상이 많이 훼손됐습니다.
불교는 삼국시대 때 우리나라에 전파됐어요. 고려시대에는 삼국시대나 통일신라 시대의 웅장한 불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볼품없어 보이는 불상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요. 이는 지방 호족이 불상을 만들 때 동원할 수 있었던 자금력의 한계 때문이라고 여겨지기도 해요.
이후 조선 왕조는 대대적인 ‘숭유억불(崇儒抑佛)’, 즉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제하는 정책을 시행합니다. 조선 초기에는 국왕이 절을 세우거나 불경을 정리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조선에 성리학 이념이 뿌리내린 뒤로는 그런 일이 거의 보이지 않았죠. 그래서 불상 제작 기법이 퇴보하게 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