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는 이유

황윤 외 지음 l 출판사 나무를심는사람들 l 가격 1만5000원

이 책은 공장식 축산이 윤리적 문제와 환경 파괴로 이어지는 이유를 다루고 있어요. 채식 관련 책은 아주 많지만 그 가운데 이 책이 독특한 점은 영화감독·교수·요리사·가수·의사 등 각계각층 전문가 5명이 각자의 관점에 따라 채식을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는 거예요. 직접 체험하고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채식의 중요성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이익을 알려줘요.

먼저 황윤 영화감독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채식을 선택했어요. 황 감독은 소·돼지·닭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고 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에게 보여주는 그림책 속에서 돼지들이 푸른 초원을 해맑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게 돼요. 문득 본인이 한 번도 살아 있는 돼지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죠. 황 감독은 공장식 축산 농장과 돼지를 돼지답게 기르는 소규모 생태 농장을 찾아가요. 소규모 생태 농장에서 돼지들은 볏짚을 가지고 놀지만, 공장식 축산 농장의 암퇘지들은 ‘스톨’이라는 감금 틀에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임신·출산을 반복하다 새끼 낳는 ‘성적’이 떨어지면 도살장에 보내져요. 황 감독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란 돼지를 먹으면 우리도 건강하기 힘들다고 말해요.

최훈 교수는 윤리적 이유에서 채식을 선택했어요. 안백린 셰프는 ‘채식은 맛없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채식을 하고 채식 요리를 만들어요. 전범선 가수는 채식이 단순히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해요. 마지막으로 이의철 전문의는 자연식물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건강 전문가 입장에서 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요.

이 책에서는 한 명의 완벽한 채식인(菜食人)보다는 고기를 덜 먹는 99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해요. 책 ‘사피엔스’ 저자이자 세계적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영국 가디언지 칼럼에서 ‘공장식 축산은 역사상 최악의 범죄 중 하나’라고 주장했어요. 비폭력 평화 운동의 상징인 마하트마 간디도 “한 사회가 도덕적인 사회인지를 보려면 그 사회가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된다”고 말했지요. 약자에 대한 폭력은 서로 연결돼 있어서, 동물에게 잔인한 사회는 어린이·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폭력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채식은 단순히 식습관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바꿀 수 있는 큰 변화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어요.

오늘 이 글을 통해 채식에 관심이 생겼거나 채식을 시작하고 싶다면, 또는 이미 채식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요. 학교 급식에서 채식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를 뜻하는 ‘채식선택권’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