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 지음 l 출판사 바틀비 l 가격 1만5000원

5월 22일은 ‘국제생물다양성의 날’이에요.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종의 다양성과 생물종이 서식하는 생태계, 그리고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칭해요. 1992년 5월 22일 브라질에서 열린 지구환경정상회의 협약 발표일을 기념, 생물종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보존을 위해 제정한 날이에요.

국제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책을 소개할게요. 생화학자이자 서울시립과학관 전 관장인 이정모 교수가 쓴 생활 밀착형 과학 에세이 62편이 담긴 책이에요. 저자는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과학을 전공한 전문가지만, 과학을 어렵게 느낄 때도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전문 지식을 쉽게 풀어 쓰고 있어 과학 입문서로 읽기 좋아요.

책은 크게 5개 부분으로 나뉘는데, 생물다양성과 관련 있는 건 4부예요. 4부 ‘같이 좀 삽시다’에서는 모기·동물원·매미·공룡 등을 통해 공존의 이유와 방법을 모색해요. 지금 많은 생물종이 기후변화, 산림 파괴, 환경오염 등 인간 활동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요. 저자는 말해요. “멸종에는 일상적 멸종과 대멸종(mass extinction)이 있다. 일상적 멸종은 생태계를 어떤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다. 한두 종이 멸종돼도 생태계에는 별 탈이 없다. 얼마 동안의 시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 다시 새로운 생명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태계의 빈 틈새를 새로운 종이 채우기도 전에 또 다른 틈새들이 자꾸 생길 정도로 멸종의 속도가 빠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먹이 그물이 붕괴되면서 결국 모든 종이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해서 대멸종이 일어난다.” 이처럼 생물다양성의 감소는 생태계를 취약하게 만들고 생태계 붕괴나 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인류의 멸종을 앞당기는 무시무시한 일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국제생물다양성의 날은 생물다양성 보존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날이에요.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인식하고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실천하는 시간이지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노력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큰 가치를 전달해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자연은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영감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도 직결됩니다. 이 책은 과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한편, 우리가 어떻게 생물다양성을 지켜낼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요. ‘과포자(과학을 포기한 사람)’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만큼 유머가 가득해요. 오늘만큼은 이 책을 통해 과학의 흥미로움을 느끼고,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면 좋겠어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