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다이아몬드 가격이 내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물가가 다 오르는데, 다이아몬드 가격은 왜 떨어진 걸까요?
A. 최근 국제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고 해요. 2007년 12월 가격을 100으로 놓고 볼 때,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지수는 현재(2023년 9월 30일 기준) 153.5로 올해 고점이었던 3월 4일(185.8)에 비해 17% 정도 내렸어요.
다이아몬드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최근 등장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때문이라고 합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Laboratory Grown Diamond)는 ‘실험실에서 만든 다이아몬드’라는 뜻인데, 흑연에 높은 압력과 열을 가하거나 탄소를 겹겹이 쌓아 다이아몬드로 만들어가는 거예요. 3~4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같아 눈으로는 구별이 힘들대요.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환경오염도 적어 천연 다이아몬드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어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가 줄고 가격도 내려갔다고 분석할 수 있어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2016년 10억달러에서 지난해 120억달러까지 커졌어요. 점차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죠.
다이아몬드 시장뿐 아니라 기존 천연 원자재를 인공 원자재로 대체하는 시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공 원자재 열풍이 또 어느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최근 미국에서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닭고기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했어요. 닭 세포를 배양해 만든 닭고기죠. 미 농무부(USDA)가 세포 배양 닭고기 제품 시판을 승인하면서 판매가 시작됐어요. 2013년 네덜란드 기업이 세계 최초로 배양육 개발에 성공한 뒤, 여러 나라에서 배양육이 개발됐는데 그동안 안전성 등의 문제로 허가가 나지 않았어요. 싱가포르에서 2020년 판매 승인이 난 데 이어 미국이 두 번째예요. 안전성 검증을 최종 통과해 시판 허가가 났답니다.
배양육은 동물 근육 세포를 채취해 배양기에 넣고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세포를 증식하는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닭 외에 다른 가축도 가능합니다. 가축을 직접 키우는 것보다 공간과 물이 적게 들고 온실가스 배출도 적다는 장점이 있어요. 배설물이 나오지 않아 수질 오염 우려도 없죠. 우리나라에선 2021년 세계 최초로 배양 새우를 개발했어요.
우리나라도 닭 배양육 판매가 시작되면 치킨 가격이 떨어질까요? 아쉽게도 다이아몬드와 달리 닭고기는 배양육이 더 비싸요. 현재 1파운드(453g)당 최고 20달러(약 2만6000원)로 고급 유기농 닭고기와 가격이 비슷하다고 해요. 하지만 점차 기술이 발전해 생산 비용이 내려가면,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기대돼요.
이렇게 기존 재료를 인공 재료로 대체하기 시작한 선두 주자는 향수 시장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향수 브랜드가 사향노루 향낭을 ‘암브레트 시드’라는 식물이나 인공 향료로 대체하고 있거든요. 멸종 위기 동물인 사향노루를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향료·고기·다이아몬드에 이어 또 어떤 재료가 실험실에서 나오게 될지 기대되네요.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