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왼쪽)과 2016년 북극해를 덮고 있는 빙하 면적을 나타낸 사진. /미 항공우주국(NASA)

“북극해는 기후 변화를 알려주는 잠수함 속 토끼와 같다”고 기후학자들은 말합니다. ‘잠수함 속 토끼’란 인간보다 산소 부족에 민감한 토끼를 잠수함에 태워 위기를 미리 알리도록 한 것이에요. 지구에 닥친 기후 위험을 북극해에서 먼저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북극해는 북극에 있는 바다를 말해요. 넓이 1400만㎢로 한반도 면적의 63배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오대양 중 하나로 꼽혔는데, 규모가 작다 보니 최근에는 북극해라고 불러요. 평균 수심은 1038m이고, 최대 수심은 5450m에 달하는 매우 깊은 바다예요. 북극점에서 수심은 4261m입니다. 북극해 아래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구리, 금, 다이아몬드 등 금속 광물이 많이 매장돼 있다고 해요.

북극해는 원래 육지였어요. 그런데 2억년 전 중생대 초기 맨틀에서 발생한 충격으로 북극 대륙에 균열이 생겼다고 해요. 시간이 흐르면서 균열이 깊숙하게 갈라졌고, 열린 틈으로 물이 들어오면서 바다가 만들어졌어요. 북극해에 빙하가 만들어진 것은 350만년 전이에요. 당시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가 나뉘어 있었는데, 남아메리카 대륙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북미와 붙어버렸죠. 이로 인해 대서양에는 북아메리카 동쪽 해안을 타고 북극으로 올라가는 멕시코 만류가 만들어졌어요. 따뜻한 바닷물이 수분을 공급하면서 북극 주변에 많은 눈이 내렸고, 북극해 염분 농도가 옅어지면서 바다 위에 빙하가 만들어졌답니다.

최근 심각한 기후 변화로 북극해에 떠 있는 해빙(海氷)이 많이 녹고 있어요. 올해 7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동부 시베리아 북쪽 외해에 있는 빙하에 거대한 얼음 구멍인 ‘폴리냐(Polynya)’가 발생했다고 밝혔어요. 규모 7만1000㎢로 우리나라 면적 70%에 달한답니다. 여름철 북극에서 발생하는 폴리냐는 보통 빙하 가장자리부터 녹아 생기는데, 이번에는 매우 이례적으로 빙하 가운데에 생겼습니다.

북극 해빙이 많이 녹으면 북반구에선 극심한 재난이 발생해요. 얼음이 태양 빛을 반사하는 ‘알베도 효과’가 사라져 북극해 기온이 급상승하고, 얼음이 더 많이 녹게 돼요. 이렇게 북극해 공기가 따뜻해지면 북극 한기를 막아주는 제트 기류가 상대적으로 약해집니다. 약해진 제트 기류가 중위도로 처져 내려오면 한반도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에 혹한이나 폭염, 대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죠. 포항공대 연구팀은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2030년대에 북극해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그렇게 되면 극한 재난이 더 많이 발생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