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찰스 디킨스 지음 l 맹문재·여국현 옮김 l 출판사 푸른사상 l 가격 1만6500원

이 책의 저자 찰스 디킨스는 19세기 영국의 위대한 작가입니다. 자신이 살아가던 시대와 다양한 계급 이야기를 통해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생생하게 그려내 널리 알려졌지요.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각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이 책은 19세기 영국의 사회적 불평등과 가난한 이들의 어려움을 그린 중편소설이에요. 디킨스가 살던 당시 19세기 영국엔 부와 빈곤, 상류층과 하류층 간 큰 격차가 있었어요. 산업혁명으로 부자들은 부유해졌지만, 하층민들은 기회를 갖지 못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고 고통스러웠죠. 표면적으로 보이는 번영과 대조되는 어두운 현실이 숨어 있던 거예요.

디킨스는 이 소설에서 이러한 상류층과 하류층 간 갈등을 다양한 인물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냈어요. 주인공 심부름꾼 토비와 그의 딸 마거릿, 그리고 마거릿의 약혼자인 대장장이 리처드는 가난으로 고통받는 하층민의 삶을 보여주죠. 일을 해도 끼니를 거를 수밖에 없고, 가난과 무지(無知) 때문에 결혼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모습은 당시 사회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요. 반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상류층 인물 국회의원 바울리 경은 비도덕적이고 인정도 없어요. 바울리 경을 통해 저자인 디킨스는 불평등과 탐욕을 비판하죠. 소설에서 주인공 토비가 상류층을 향해 외치는 말이 책의 주제를 잘 보여줍니다. “제발 나 좀 내버려둬요! 내 집은 좀 내버려둬요. 당신이 더 비참하게 하지 않아도 이미 내 집은 충분히 비참하니까.”

이처럼 상류층에 패배적 태도를 보였던 토비는 ‘종의 유령’과 여행하면서 성찰하고 변화를 겪어요. 유령이 보여주는 미래를 통해 토비는 그간의 패배감에서 벗어나 이웃을 공감하고 이웃과 공존하죠. 그리고 빈곤에 맞서 희망을 찾을 용기를 얻습니다.

오늘은 성탄절이에요. 가족, 이웃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날이죠. 이 책은 이런 따뜻한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소설이에요. 작품 속 토비와 마거릿, 그리고 ‘종의 유령’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과 가치를 돌아보게 합니다. 불평등과 고통 속에서도 함께 살아가는 삶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용기를 주죠.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하층민과 소통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고통을 공감하며 번민을 위로하자는 디킨스의 메시지가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문체로 담겨 있어요. 휴일이라고 해서 그저 먹고 즐기기만 할 게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예리한 시선과 따스한 메시지에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는 뜻깊은 성탄절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