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이 활짝 피어나면서 지역 곳곳에서 진달래 축제가 열렸어요. 이즈음에는 많은 사람이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애송하지요. 그런데 “(전략)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후략)”에는 틀리는 말이 있어요. 바로 ‘즈려밟고’입니다. 가수가 부른 ‘진달래꽃’ 노래도 인기를 끌면서 워낙 유명해지다 보니 ‘즈려밟고’를 표준어로 착각할 정도이지요. 문학적인 용어는 방언 등 비표준어를 쓰기도 하지만 올바른 표현은 ‘즈려밟다’가 아니라 ‘지르밟다’랍니다.

‘지르밟다’는 ‘위에서 내리눌러 밟다’라는 뜻으로 예를 들면 ‘늦은 저녁 발소리 나지 않게 계단을 사뿐히 지르밟고 올라갔다’와 같이 써요. 종종 ‘즈려밟다, 지려밟다’를 쓰는 경우가 있고 북한에서는 ‘지리밟다’라고 하는데, ‘지르밟다’만 표준어로 삼으니 알아두세요.

또 최근 축구 경기에 대한 언급에서 “상대 수비에게 걷어채인 것을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으로 선언했다”와 같이 간혹 틀리는 말 중 ‘걷어채이다’가 있어요. ‘걷어채다’는 ‘걷어차다’의 피동사로 ‘발로 세게 차이다’ ‘저버리어 내쳐지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상대 선수에게 정강이를 걷어챈 선수가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결국 사귀던 여자에게 걷어채고 말았다’와 같이 써요. 피동 접사 ‘-이-’가 두 번 들어간 ‘걷어채이다’는 잘못이므로 ‘걷어채다’만 표준어로 삼는 것이지요.

[예문]

-조합원들은 거대 기업이 소상공인들의 터전을 지르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택가 골목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지르밟고 가는 관광객들이 있어 주민들이 금연 구역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느닷없이 옆 사람에게 엉덩이를 걷어챈 영철이는 영문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