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꽃나무에 꽃이 핀 모습(왼쪽). 병아리꽃나무라는 이름은 하얗게 핀 꽃이 어린 병아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오른쪽 사진은 병아리꽃나무 열매예요. /국립수목원

요즘 피는 꽃 중에서도 유난히 귀엽게 생긴 꽃이 있어요. 바로 병아리꽃나무에 핀 꽃인데요. 병아리꽃나무라는 이름은 나무에 하얗게 핀 꽃이 어린 병아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병아리꽃나무의 꽃은 하얀색이지만, 열매는 익으면 새까만 검은색을 띠어 대조된답니다.

병아리꽃나무는 장미과(科) 병아리꽃나무속(屬)의 유일한 종이에요. 일본 혼슈, 중국 동부~중북부 등에 분포해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북도 등에서 자라요.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경남 산청군에서도 자란답니다. 경북 포항시 발산리에는 모감주나무와 병아리꽃나무 군락지가 해안에 인접한 경사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요. 이 군락지는 1992년 12월에 천연기념물 제371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습니다.

병아리꽃나무는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널리 분포해 자라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개체 수가 별로 없어 멸종 위기종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나무인데 어디에서 자라는지에 따라 받는 대접이 아예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병아리꽃나무의 높이는 1~2m로 그렇게 크지는 않아요. 햇빛이 좀 적은 곳에서도 잘 자라고, 가뭄과 오염 등에 강해요. 꽃과 열매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키우기도 쉬운 나무인 거예요. 병아리꽃나무의 꽃말은 ‘의지, 왕성’이라고 하는데요.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병아리꽃나무에 어울리는 꽃말입니다.

잎은 긴 달갈형으로 끝으로 갈수록 뾰족해져요. 주름진 것처럼 움푹 들어가 있는 잎맥들이 잎의 표면에 선명하게 보이는 게 특징이에요. 잎 뒷면에는 털이 많아요. 병아리꽃나무 잎과 줄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황매화와 거의 비슷해요. 하지만 황매화 꽃은 황색이고 꽃잎은 5장인데, 병아리꽃나무 꽃은 잎이 4장이고 하얀색으로 서로 다릅니다.

병아리꽃나무의 윤기 나는 검은색 열매는 늦겨울에도 그대로 달려 있어요. 그래서 관상적으로 가치가 높은 나무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병충해 피해도 거의 없기 때문에 도시 조경수로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병아리꽃나무 열매에는 호흡곤란이나 복부 통증, 구토, 경련 등을 일으키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먹으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