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막을 내린 파리 올림픽을 보며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요? 양궁과 배드민턴, 사격, 펜싱 등 다양한 종목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활약했습니다. 파리 현지에서는 이번 올림픽 마스코트인 ‘프리주’가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해요. 프리주는 프랑스 혁명(1789~1794년) 때 시민군들이 쓰던 프리기아 모자를 본떠서 만든 캐릭터예요. 프리주처럼 현재도 프랑스에선 혁명의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어요.
프랑스 혁명은 제3신분들이 자유와 평등을 위해 일으킨 혁명이라고 볼 수 있어요. 당시 프랑스 사회는 제1신분인 성직자와 제2신분인 귀족, 그리고 성직자와 귀족을 제외한 시민·농민·소상공인 등 프랑스 국민 전체를 지칭하는 제3신분으로 구성돼 있었어요. 성직자와 귀족은 전체 인구의 2%밖에 안 되는 극소수였지만 높은 관직과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세금 혜택을 받는 등 부와 특권을 누렸습니다. 반면 프랑스 인구 대부분인 제3신분은 과도한 세금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국왕인 루이 16세가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신분 대표 회의인 삼부회를 소집해요. 삼부회는 안건에 대해 신분별로 한 표씩 의결권을 인정했는데요. 제3신분 대표자들은 자신들이 인구가 훨씬 많은 점을 들어 표결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표결 방식이 바뀌지 않자, 제3신분 대표자들이 삼부회를 거부하며 ‘국민의회’라는 새로운 근대적 의회를 만들었어요. 이것이 프랑스 혁명의 시작이랍니다.
프랑스 혁명군들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자유와 평등의 정신이 바로 현재 프랑스의 뿌리랍니다. 그렇다 보니 프리기아 모자를 본뜬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외에도, 프랑스 혁명의 흔적들이 현재 프랑스에 남아 있어요.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국가와 국기랍니다.
프랑스 국가(國歌)는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라는 노래입니다. 이는 프랑스 혁명을 위해 파리로 온 마르세유 지방의 의용군 등이 부르던 노래였어요. 가사를 살펴보면 ‘무장하라 시민들이여. 대오를 갖춰라’ ‘저 더러운 피가 우리의 밭고랑을 적시도록!’처럼 상당히 과격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가 만들어지고 불렸던 배경이 싸워서 자유와 평등을 쟁취해야 했던 것이었음을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프랑스 혁명 때 불린 노래를 국가로 부르면서 프랑스인들은 혁명의 가치를 되새기고 있답니다.
또한 파랑·하양·빨강으로 된 프랑스 국기 역시 프랑스 혁명에서 유래됐어요. 1789년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 이후 국민군 총사령관에 임명된 라파예트가 시민들에게 나눠준 모자 장식 색깔에서 따온 것이에요. 모자 장식은 프랑스 대혁명 시대의 파리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 프랑스 왕실을 상징하는 흰색으로 만들어져 있었답니다. 그런데 왜 왕실을 상징하는 색이 모자 장식에 들어가 있었을까요? 라파예트가 입헌왕정을 지지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으로 보여요. 그는 시민 세력의 혁명을 국왕이 받아들여 입헌군주제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혁명군의 상징에 왕실의 흰색을 함께 넣어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