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본 적 있나요?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도 영화 제목은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이 영화는 제작비로 380만달러가 들었지만 3억달러가량의 수익을 올렸고, 여자 주인공 스칼릿 오하라 역을 맡아 연기한 무명 배우 비비언 리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작품이지요.
이 영화는 미국 소설가 마거릿 미첼이 1936년에 발표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원작이에요. 미첼이 이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해요. 오랜 시간 공들여 쓴 이 책은 6개월 만에 100만부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모았고, 미첼은 이 책으로 1937년에 퓰리처상도 받았습니다.
소설은 미국 남북전쟁과 재건 시대의 조지아주가 배경이에요. 주인공 스칼릿 오하라의 인생 역정을 다루지요. 스칼릿은 조지아주 타라 농장의 장녀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어요. 마을 청년들의 관심을 독차지하죠. 하지만 그녀가 사랑하는 이웃 마을 애슐리는 멜라니와 결혼해요. 이에 화가 난 스칼릿은 멜라니의 오빠 찰스와 애정 없는 결혼을 합니다.
남북전쟁이 터졌어요. 찰스는 전쟁에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병으로 죽어요. 전쟁이 진행될수록 남부는 피폐해졌어요. 스칼릿은 갓 출산한 멜라니와 함께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 애틀랜타에서 레트의 도움으로 벗어나 자신의 고향 타라 농장으로 도망쳐요. 레트는 명문가 출신이지만, 한 사건 때문에 집안에서 쫓겨났다가 남북전쟁으로 부를 축적한 인물이에요. 스칼릿은 레트를 미워하면서도, 그의 현실적인 성격에 끌려요.
타라에 도착한 스칼릿은 정신 이상에 걸린 아버지, 멜라니와 그녀의 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요. 그동안 공주님처럼 지낸 스칼릿이 다른 사람들을 돌봐야 하는 처지가 된 거죠. 전쟁은 남부의 패배로 끝나고 이른바 ‘재건 시대’가 시작됩니다. 스칼릿은 타라 농장을 지키기 위해 직접 밭에 나가 일하는 등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갈수록 생활은 어려워졌고, 동생의 약혼자이자 재력가인 프랭크와 결혼해 농장에 부과된 세금 문제를 해결합니다. 하지만 이후 프랭크는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이후 스칼릿은 레트의 청혼을 받아 다시 결혼해요. 그러나 여전히 애슐리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했죠. 마지막에 스칼릿은 자신이 애슐리가 아닌 레트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것을 깨닫지만, 그때는 이미 레트가 그녀의 곁을 떠나버린 뒤였어요. 진정한 사랑을 너무 늦게 깨달은 거죠. 스칼릿은 절망에 빠지지만 “어쨌든 내일도 또 다른 하루가 아닌가”라고 말하며 이야기가 끝납니다. 한국에서 이 마지막 문장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는 번역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요.
이처럼 단순한 로맨스 소설을 넘어, 시대의 변화와 주인공들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지금도 미국인이 사랑하는 소설에 꼽히는 책입니다. 하지만 노예제 낭만화, 인종차별적인 묘사 등의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