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서용

*할아버지는 “늙으막에 자식들에게 봉양받는 시대는 이제 끝이니 퇴직하고 재취업했다”고 하셨고, 고모할머니는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못다 한 공부를 하고 싶어 늦깍이 대학생이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이 중 틀리는 말을 찾아 바르게 고쳐 보세요. ‘늙으막’은 ‘늘그막’, ‘늦깍이’는 ‘늦깎이’로 고쳐야 해요.

‘늦깎이’는 ‘늦다’의 어간 ‘늦-’에 ‘깎다’의 어간 ‘깎-’과 ‘-이’를 합친 말이에요. 본래 ‘늦게 머리를 깎은 사람’, 즉 ‘나이가 들어 승려가 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어요.

예를 들면 ‘그 스님은 늦깎이로 사십 세가 넘어서야 불교에 입문했다’와 같이 써요. 현재는 의미가 확대되어 ‘나이가 꽤 들어서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성공한 사람’이나 ‘남보다 사물의 이치를 늦게 깨달은 사람’을 모두 ‘늦깎이’라고 해요. 또 과일이나 채소 따위가 늦게 익은 것도 ‘늦깎이’라고 하지요.

‘늘그막’은 ‘늙어 가는 무렵’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늙다’의 명사형이 ‘늙음’이듯, ‘늙으막’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늘그막’이 맞는 표기랍니다.

[예문]

-고향에서 형제들과 모여 사는 것이 늘그막의 유일한 꿈이다.

-사과나무에서 아직 늦깎이는 따지 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