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l 황유원 옮김 l 출판사 휴머니스트 l 가격 1만7000원

인간의 본성과 제국주의가 인류 역사에 미친 악영향에 대해 탐구하는 장편소설이에요. 저자 조지프 콘래드는 소설 속 인물 ‘커츠’를 통해 19세기 말 유럽 제국주의가 아프리카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그리고 자본주의의 탐욕이 어떻게 한 인간을 타락시키는지 보여줍니다.

제국주의란 특정 국가가 다른 나라나 지역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지배하려는 정책이나 사상을 뜻해요. ‘어둠의 심장’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표현이죠. 저자는 단순한 모험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탐욕과 문명의 위선, 그리고 야만과 문명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을 깊이 있게 묘사해요.

이야기는 선장 ‘말로’가 자신의 항해 경험을 회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요. 한 무역회사의 증기선 선장으로 취직한 그는 회사로부터 ‘커츠’라는 인물을 찾아 아프리카 콩고강 상류로 가라는 명령을 받게 되죠. 커츠는 아프리카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신적인 존재로 떠받들어진다는 전설적인 인물이었어요. 아프리카에서 상아를 가져와 유럽 무역회사에 막대한 부를 가져다주는 사람이기도 했죠.

영국 템스강에서 시작된 말로의 항해는 아프리카의 강줄기를 따라 이어집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오지에서 커츠를 직접 만났을 때, 그는 전해들은 얘기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어요. 존경스러운 인물이 아니라 그저 탐욕과 광기에 사로잡힌 모습만 가지고 있었죠. 그는 상아 수집에 집착하며 아프리카 원주민을 착취하고, 그들을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만 대하고 있었어요. 아무런 감정 변화 없이 원주민들을 억압하고, 심지어는 살인까지 일삼고 있었던 거죠. 커츠는 제국주의가 만들어낸 괴물 그 자체였어요.

이 작품은 제국주의 시대 서구 사회의 ‘문명’이 얼마나 잔혹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됐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인간의 탐욕은 결국 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커츠의 이야기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해요. 커츠는 유럽 문명을 대표하는 인물이었지만, 결국 자신이 파괴한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후를 맞이하고 말지요. 그는 상아 수집을 위해 이곳저곳을 이동하다 결국 병에 걸리게 됩니다. 커츠는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함께 악화되며 죽고 말지요. “끔찍하구나! 끔찍해!”라는 말을 내뱉으면서 말이에요.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이 책 부록에 실린 ‘청춘과 다른 두 이야기’ 서문도 읽어보세요. 저자가 이 소설 속 ‘말로’라는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됐는지, 이 소설에 얼마나 애정을 기울이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어 흥미롭답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또 다른 교훈도 알 수 있어요. 독서를 통해선 과거의 실수로부터 어떤 것이든 배울 수 있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