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쓴 작가이자 언론인, 사회운동가 홍세화(77)씨가 18일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2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출생인 홍씨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다니다 자퇴했다. 같은 대학 외교학과에 다시 입학했지만 1972년 민주수호선언문 사건으로 제적됐다가 복학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1977년 졸업했다. 1979년 한 무역 회사 주재원으로 프랑스에 체류하던 중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 사건’에 연루돼 망명했다. 이후 파리에서 택시 운전을 한 경험으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해 ‘톨레랑스(관용)’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한국 사회의 변화와 성찰을 촉구했다.

2002년 귀국해 한겨레신문 편집국 기획위원, 한국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초대 편집장을 지냈다. 2011년 진보신당 대표로 선출돼 다음 해까지 당을 이끌었다. 2015년에는 벌금 낼 형편이 안 되는 이들에게 최고 3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비영리 단체 ‘장발장은행’을 설립해 은행장으로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일선씨, 자녀 수현·용빈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은 21일 9시. (02)2227-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