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의 전설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이 7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30일 자택에서 오전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조혜정 전 감독은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주역으로, 배구계에서 독보적인 경력을 쌓아왔다. 165㎝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점프력과 놀라운 스파이크로 외신으로부터 ‘나는 작은 새(Flying little bird)’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조 전 감독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숭의여고 재학 중이던 17세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이후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시작으로, 1972년 뮌헨 올림픽,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연이어 활약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선 한국 여자 배구팀이 동메달을 따며 한국 구기 종목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수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혜정 전 감독은 국내 실업팀 국세청과 미도파에서 활약한 후 1979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2년간 플레잉코치로 활동했다. 1981년 은퇴 후 한국 비치발리볼연맹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2010년에는 GS칼텍스 감독을 맡아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기록되었다.
1981년 삼성 라이온즈의 조창수 전 감독 대행과 결혼해 두 딸을 두었다. 딸 조윤희와 조윤지는 각각 KLPGA에서 활동하며 고인의 스포츠 정신을 이어갔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2호실(31일 오전 8시 15호실로 이동)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월 1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함백산추모공원-천안추모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