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인 줄리 지윤 정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 대행이 주스리랑카 미국 대사로 지명됐다고 15일(현지 시각) 백악관이 밝혔다. 서울에서 태어나 1977년 만 5세의 나이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한 정 지명자는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와 컬럼비아대 국제정책대학원을 졸업하고 1996년 국무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한국어, 일본어, 스페인어와 크메르어(캄보디아의 공용어)를 할 수 있다.
정 지명자는 작년 9월 미 외교관협회보에 ‘진정한 미국 외교관 만들기’란 글을 기고했다. 그는 외교관 훈련을 받기 위해 독일 본에서 근무할 때 대사관 출입증을 집에 두고 갔다가 “필리핀 가정부들은 뒷문으로 출입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초임 외교관으로 중국 광저우에 근무하던 시절에는 미국 비자 발급을 거절당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진짜 미국인과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국무부 한국과에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담당하며 북한에 방문했을 때도 북한 관리들은 정 지명자에게 한국어로 “정말 미국인이냐”고 물었다. 정 지명자는 ‘내 할아버지가 6·25전쟁의 참화 속에 아내, 세 아이와 헤어졌고 다시는 만나지 못한 것을 그들이 알고 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 글에서 정 지명자는 “열심히 일하고 어려움을 견디며 아무것도 없는 데서부터 출발한 나의 얘기와 나 같은 사람(이민자)들의 얘기가 미국을 구성한다”며 “나는 진정한 미국 외교관”이라고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톰 나이즈 모건스탠리 부회장을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