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인터넷 정보망인 ‘월드와이드웹(WWW)’ 창시자이자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리(66)가 작성한 최초 소스코드(소프트웨어 설계도)가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 Fungible Tokens)’으로 경매에 나온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유 일련번호를 부여한 단 하나의 파일을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이하 현지시각) “현대사회의 토대 가운데 하나가 된 월드와이드웹을 만든 팀 버너스리가 최초 소스코드에 전자 서명을 해서 경매에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경매 업체 소더비가 ‘이것이 모든 것을 바꿨다(This Changed Everything)’는 제목으로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경매를 진행하며 시초가는 1000달러(약 112만원)다. 버너스리가 1990~1991년 1만여줄로 작성한 월드와이드웹 소스코드 원본 파일, 코드 제작 당시를 회상하는 버너스리의 편지, 전체 코드를 담은 디지털 포스터, 검은 화면에 하얀 글씨의 코드가 쓰이는 동영상 등이 포함된다. 각각 파일에는 버너스리의 디지털 서명이 들어간다.

NFT는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예술에 희소성의 가치를 더해 줄 신기술로 평가받는다. 사진·영상 같은 디지털 파일과 결합시키면, 해당 파일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디지털 증명서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 3월 미국 디지털 예술가 마이크 윈켈먼의 ‘나날들: 첫 5000일’이라는 작품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디지털 미술품 사상 최고가인 6930만달러(약 780억원)에 팔렸을 때에도 NFT가 사용됐다.

그가 월드와이드웹과 관련해 수익 활동에 나선 건 개발 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버너스리는 1993년 소스코드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 월드와이드웹과 관련한 특허도 일절 등록하지 않았다. 이번 경매 수익은 그가 추진하는 사회 운동에 쓰일 예정이다. 버너스리는 인터넷을 정치 조작과 가짜 뉴스 등 악영향으로부터 보호하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버너스리는 미국 시사주간 타임지가 1999년 뽑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인물 100인에도 포함됐다. 미국 MIT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자신이 세운 IT 기업 인럽트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