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8월 미 인디애나주 미셔와카에서 사랑의 집 짓기 운동인‘해비타트’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카터(오른쪽) 전 대통령과 로절린 여사./AP 연합뉴스

지미 카터(97) 전 미국 대통령과 아내 로절린(94) 여사가 결혼 75주년을 맞아 지인들과 함께 결혼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과 로절린 여사는 7일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75년 해로(偕老)를 조촐하게 기념하기로 했다.

이들은 미 역사상 가장 오래 결혼 생활을 한 대통령 부부다. 두 사람은 1946년 7월 7일 플레인스의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스물두 살이던 카터 전 대통령은 해군사관학교를 막 졸업한 초급 장교였다. 로절린 여사는 열아홉 소녀였다. 로절린 여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친구인 루스(카터 전 대통령의 여동생)의 집에 갔다가 남편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첫 데이트 다음 날 어머니에게 로절린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다.

1966년 9월 당시 조지아주 상원의원이던 카터 전 대통령이 그의 애틀랜타 선거운동 본부에서 로절린 여사와 함께 있던 모습./AP 연합뉴스

첫 만남은 이보다 더 앞선다. 1927년 8월 세 살이던 카터 전 대통령이 간호사였던 어머니를 따라 이웃집에서 태어난 지 하루 된 로절린 여사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사람에 대해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라고 평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결혼 75주년을 앞두고 가진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지속하고 싶다면, 딱 맞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며 “이것이 나의 최고 비결”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불화가 남아있을 땐 잠을 자지 않는다”며 “매일 두 사람 사이에 화해와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로절린 여사는 “지미와 나는 항상 함께할 일을 찾고 있다”며 공통의 관심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이면 두 사람은 2만7395일을 해로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결혼 생활 최장 기록을 가진 미 대통령 부부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73년 102일)였다. 두 사람이 2018년 별세하면서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1위로 올라섰다. 카터 전 대통령은 역대 미 대통령 중 가장 장수한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