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노동경제학 발전에 공헌한 데이비드 카드(65)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등 미국 대학교수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 시각) 카드 교수와 조슈아 앵그리스트(61) MIT 교수, 휘도 임번스(58) 스탠퍼드대 교수를 202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카드 교수는 노동경제학에 대한 실증적 기여로,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번스 교수는 인과관계 분석에 대한 방법론적 기여로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했다.
캐나다 출신인 카드 교수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고(故) 앨런 크루거 전 프린스턴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와 함께 1990년대 뉴저지주와 펜실베이니아주의 경계 지역에 있는 햄버거 가게들을 조사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는 통념에 대한 실증 분석에 나선 것이다. 조사 결과, 최저임금을 올린 뉴저지주 햄버거 가게들의 고용이 최저임금 인상이 없었던 펜실베이니아주 햄버거 가게보다 오히려 늘었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전히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중론이지만 특수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실증 연구로 밝혀낸 것이 카드 교수의 업적”이라고 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태생인 앵그리스트 교수와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임번스 교수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를 구별하는 계량경제학 방법론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설문조사에 주로 의지해온 경제학 등 사회과학에서도 자연과학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인과관계 여부를 입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게 노벨위원회 평가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임번스 교수는 이날 오전 2시쯤 전화로 수상 소식을 통보받고 “정말 짜릿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공동 수상자인 앵그리스트 교수에 대해 자신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선 친한 친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1969년 노벨경제학상이 제정된 후 3명 공동 수상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2명 공동 수상이 20건이었고, 단독 수상은 25건이었다. 상금 1000만 크로나(약 13억5000만원) 가운데 절반인 500만 크로나는 카드 교수가 받고, 같은 공로로 수상한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번스 교수는 각각 250만 크로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