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뉴버리 파크에 사는 열네 살 소년 해리슨 캔실라는 방탄소년단(BTS)의 열성 팬이다. TV 화면 속 BTS의 ‘칼군무’를 정확히 따라 하는가 하면, 자동차에서도 노래를 들으며 신나게 몸을 흔든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는 캔실라는 올가을 BTS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혼자 힘으로 관람료를 마련하기로 했다. 몇 달 동안 이웃집 현관을 비질하는 청소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 푼, 두 푼 모았다.
그의 가족은 이런 캔실라를 응원하기 위해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렸다. 하지만 콘서트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빛의 속도로 매진되는 바람에 캔실라의 꿈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다행히 유쾌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공연장(캘리포니아 잉글우드의 소파이 스타디움) 측에서 그를 위해 별도의 귀빈용 티켓을 선물한 것이다. 캔실라는 이틀 공연 중 첫날인 오는 27일 7만여 BTS 팬과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23일(현지 시각) 그에게 티켓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현지 TV 방송에 중계됐다.
캔실라는 BTS 멤버 정국의 이름이 찍힌 옷을 입고 부모·누나와 함께 소파이 스타디움 앞으로 갔다. 그에겐 ‘100만 번째 관객’이라는 글자와 공연 일시, 좌석 번호가 인쇄된 큼지막한 티켓이 주어졌다. 공연장 측은 “특별석에 주차 서비스와 선물 가방, 각종 기념품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소년의 얼굴에 기쁨의 눈물이 번졌다. 캔실라를 입양해 키운 부모는 아들 자랑을 잊지 않았다. 아버지 워런은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은 춤추는 것”이라며 “늘 자기 일에 열심이고 가족들에게도 사랑을 보여줬다”고 했다. 어머니 메리는 “부끄러움을 타지만 정말 멋진 아들”, 누나 애널리제는 “고집이 좀 세지만 아주 창의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