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한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제가 K팝을 부르다니 꿈만 같아요!”

‘에밀리, 파리에 가다2’에서‘민디’역을 맡은 한국계 배우 애슐리 박이 드라마에서 노래하고 있다. 극중 민디는 중국 갑부의 상속녀이지만 프랑스 파리로 와서 가수의 꿈을 꿈꾼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2′에서 ‘민디’라는 캐릭터를 소화한 한국계 배우 애슐리 박(31)은 지난달 20일 미국 보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불어 한마디 못 하는 에밀리가 프랑스 파리에서 1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겪는 좌충우돌을 다룬 드라마다. 작년에 처음 공개돼 인기를 끌었던 이 드라마는 지난달 22일 시즌 2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상위권에 올랐다. 애슐리 박은 에밀리의 친구인 민디 역할을 맡아 중국 갑부의 딸이지만 가수 꿈을 이루기 위해 파리로 와서 베이비시터, 라이브 카페 알바 등을 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애슐리 박은 친숙한 동양인 외모에 사랑스러운 ‘감초’ 연기, 빼어난 노래 실력 덕에 인기를 얻으면서 시즌 2에서는 분량이 대폭 늘었다. 특히 파리 라이브클럽에서 ‘담 피피’(dame pipi·불어로 공중 화장실 관리인)로 불리며 화장실 앞에 앉아 1유로씩 팁을 받던 민디가 무대에 올라 방탄소년단(BTS) ‘다이너마이트’를 부르는 장면은 ‘대박’을 쳤다. 지난달 28일 BTS 멤버인 ‘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애슐리 박의 영상을 공유하면서 이 영상은 1771만번 조회됐고 ‘좋아요’ 820만개를 받았다.

애슐리 박이 공개한 어머니와 어린 시절 모습. /애슐리 박 인스타그램

K팝을 부르겠다는 아이디어는 애슐리가 직접 냈다고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가 전 세계에 공개되는 글로벌한 콘텐츠인 만큼 제 뿌리이기도 한 K팝을 부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BTS 노래 사용 허가를 받으면서 아미(BTS 팬클럽)의 꿈이 현실이 됐죠”. 애슐리는 보그 인터뷰에서 “가요를 저만의 색깔로 바꿔 부르는 건 자신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애슐리는 2014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데뷔한 뮤지컬 배우다. ‘맘마미아’ ‘미스사이공’ 등 유명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가 뮤지컬 배우가 되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5세 때부터 피아노 치며 노래를 부르면서 배우를 꿈꿨지만 중학생인 15세 때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 투병 생활을 했다. 이때 애슐리는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들어주는 메이크어위시 재단에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고 싶다”는 소원을 보냈다. 그는 외신 인터뷰에서 “항암 치료 6회 차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가서 라이온 킹을 봤는데, 이때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꿈이 더 커졌다”고 했다. 마침내 암을 극복하고 고교 때부터 뮤지컬 무대에 올랐고, 미시간대에서 뮤지컬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뉴욕에서 웨이트리스 일을 하다가 2013년 오디션에 합격했다.

애슐리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내고 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한글로 자신의 한국 이름 ‘박지니’라고 썼고, 엄마와 함께 찍은 어린 시절 사진을 올리면서 ‘사랑해’라고 한글로 쓰기도 했다. 외신들은 애슐리에 대해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보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다들 힘들었던 지난 한 해는 애슐리 박에겐 대박의 시간이었다. 그는 스타덤에 오르기 위한 준비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