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가 1년 만에 육상 트랙을 밟는 모습.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1)가 근육 긴장 이상증 투병 근황을 공개했다. 갑작스러운 원인불명 희귀병에도 희망을 잃지 않은 건 모두 가족의 사랑 덕분이라며, 꾸준한 재활 성과를 전하기도 했다.

이봉주는 30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내 생에 제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선수 생활이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 약을 안 먹으면 잠을 잘 수 없다”며 “울고 인상 쓴다고 해결되지 않으니 스스로 방향을 찾아 이겨나갈 수밖에 없다. 가족들이 제일 힘들다. 좌절하지 않게 꿋꿋하게 극복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0년 1월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다 지난해 근육 긴장 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6월 척추지주막낭종 수술을 받았고 현재까지 재활 치료에 힘쓰고 있다. 이봉주는 “100%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 있다”며 “1년 넘게 이 상태로 지냈기 때문에 한번에 낫는 게 아니라 차츰차츰 좋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더라”고 했다.

이 모든 과정은 아내 김미순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남편을 완치시키겠다는 목표 하나로 재활 치료와 운동법을 독학했다고 한다. 그 정성 덕분인지 통증 때문에 늘 잠을 설쳤던 이봉주는 어느 날부터인가 편안히 잠들기 시작했다. 그는 “아내에게 이런 도움을 받는 건 생각하지 못했고 생각하기도 싫었다”며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이고 앞에서 당당하게 달릴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이날 방송에서는 이봉주가 가족과 강원도 삼척 처가를 방문하는 모습도 담겼다. 장인은 아픈 사위를 향해 “올해는 치료 잘 받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억지로는 안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차도가 있으면 좋겠다”며 마음 아파했다. 이에 이봉주는 “아직 전 젊으니까 내일이라도 당장 털고 일어날 수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아버님만 건강하시면 된다”며 웃었다.

몸 상태 진단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받고 안도했다. 담당의는 “재활 치료 덕분에 복부 경련도 줄고 등도 펴졌다”고 말했고 이봉주는 “(허리가) 많이 펴지고 좋아졌다”며 웃었다. 다만 “반대로 목은 좀 더 굽어졌다”는 의사 말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봉주는 “이건 더 처절한 것 같다. 지금처럼 아픈 기간이 오래가는 게 처음”이라며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더 해야 되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이 크다”고 했다.

이봉주는 13년 전 처조카를 입양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내 김씨는 불의의 사고로 떠난 오빠를 떠올리며 조카를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봉주는 “자연스럽게 가족 품으로 들어온 아이다. 철모를 때 왔는데 군대까지 갔다 온 모습을 보니 ‘어느새 이렇게 자랐네’라는 생각이 든다”며 “의젓한 아이가 옆에 있으나 듬직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과거 먼저 입양을 제안해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봉주는 “형님 장례를 치르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꼬맹이를 두고 가려니 눈에 밟혀 발길이 안 떨어졌다”며 “지금 생각하면 내 생각만 한 게 아닌가 싶지만 아이가 잘 따라와 줬던 것 같다. 지금까지 큰 사고도 없었기 때문에 후회한 적은 없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이봉주는 약 1년 만에 육상 경기장을 찾아 35명의 릴레이 마라톤 참가자들과 트랙을 누볐다. 마지막 주자가 넘겨준 머리띠를 건네받고 달린 그는 “이봉주는 쉽게 쓰러지는 사람이 아니다. 불사조 같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며 “이제는 마라톤 선수가 아닌 건강 전도사로 많은 분께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