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케이블 뉴스 채널인 CNN의 사장이 부적절한 사내 연애가 발각돼 사임했다. 상대는 7세 연하 부사장이다.

사임한 제프 저커 CNN 전 사장(왼쪽)과 그의 연인으로 밝혀진 앨리슨 골라스트 CNN 수석 부사장. /CNN

제프 저커(56) CNN 사장은 2일(현지 시각)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동료와의 합의된 관계를 미리 공개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물러난다”며 “내가 잘못했다”고 밝혔다. 저커의 사내 연애는 전직 CNN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가 형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성추문 은폐에 가담한 데 대한 회사의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한다. CNN은 갑작스러운 사장 공석 사태에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저커의 상대는 앨리슨 골러스트(49) CNN 수석 부사장 겸 최고 마케팅 담당자(CMO)다. 골러스트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 “저커와 나는 지난 20년간 친한 직장 동료였다가 코로나 팬데믹 와중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며 “진작 우리 관계를 밝혀야 했는데 후회된다”고 했다. 다만 골러스트 부사장은 CNN에 남겠다고 했다.

저커와 골러스트는 각각 네 자녀, 두 자녀를 뒀으며 최근 배우자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양측 결혼이 유지된 상태에서 이뤄진 ‘불륜’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러나 미 뉴욕포스트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저커와 골러스트는 각자의 가정을 꾸릴 때부터 10년 넘게 비밀 연애를 해왔다”며 “두 사람은 같은 아파트에 살았고, 주로 저커가 골러스트의 방을 찾았다”고 전했다. 전(前) CNN 기자 롤런드 마틴도 트위터에 “두 사람이 불륜 관계였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했다.

NBC유니버설 최고경영자 출신인 저커는 2013년 CNN 사장으로 옮긴 직후, NBC에 남아있던 골러스트를 임원으로 스카우트했다. CNN 직원들은 “팬데믹 때 연인이 됐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

미 진보 언론의 대표 주자인 CNN을 이끌어온 두 사람은 쿠오모 가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골러스트는 2011년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 당선 직후 공보 책임자를 맡았었다. 저커 전 사장은 크리스 쿠오모를 CNN 간판 앵커로 키워줬으며, 크리스의 형 성추문 은폐를 도운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그를 감싸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