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남 거제시 선자산 정상 부근에서 추락한 헬기에 탑승했다 크게 다쳤던 정비사 박병일(35)씨가 19일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뒤 세상을 떠났다. 박씨는 등산로 정비에 필요한 자재를 옮기다 추락한 민간 운송 회사 헬기 탑승자 3명 중 한 명이다.

박씨는 사고 발생 두 시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머리에 큰 부상을 입어 의식을 찾지 못했다. 뇌사 판정을 받은 박씨 유족이 장기 기증을 결정했고 심장과 간, 신장을 기증해 4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

박씨 유족은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육군 부사관을 했고, 그때 배운 정비 경험으로 헬기 정비사가 됐다”며 “소중한 아이지만 고민 끝에 다른 사람이라도 살리자는 심경으로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