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41) 용인대 교수가 현역으로 복귀한다. 이 교수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 경기도유도회 소속으로 선수 등록을 했고, 오는 11월 국가 대표 선발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코로나 사태와 경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교수로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지만, 국민을 향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마음에 선수 복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4 아테네 올림픽,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유도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도계 전설이다. 특히 아테네 올림픽에선 첫판을 제외하고 모두 한판승을 거두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은퇴 후 해설위원을 거쳐 2011년부터 모교 용인대에서 유도경기지도학과 교수를 맡았고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 코치를 지냈다.
지난해 여름 선수 복귀를 결심한 이 교수는 체중을 감량한 뒤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당초 지난 3월 순천만국가정원컵 전국 대회를 통해 복귀하려 했으나 코로나 감염으로 출전이 무산됐고, 11월 국가 대표 선발전 출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련한 이벤트 경기에서 국가 대표 상비군 김대현(20)을 상대로 밭다리후리기로 한판을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 교수의 목표는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뒤 2024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그가 올림픽에 나서려면 국가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고, 세계 랭킹에서 같은 체급(남자 73㎏급) 후배들을 제쳐야 한다. 73㎏급에선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안창림(28·KH그룹 필룩스)이 작년 12월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현재 강헌철(26·용인시청)과 이은결(21·용인대)이 국가 대표로 활동 중이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이 교수의 도전에 후배들이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한다면 기량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