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코 전 공주(오른쪽)와 그의 남편 고무로 게이./EPA 연합뉴스

왕족 신분을 포기하고 결혼해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일본 마코(30) 전 공주의 남편 고무로 게이(31)가 미국 뉴욕주(州) 변호사 시험에 세 번 만에 합격했다고 NHK 등이 21일 보도했다. 두 사람은 전 국민의 결혼 반대 여론 속에 지난해 10월 예식을 치르지 않고 혼인신고만 한 채 일본을 떠났다.

고무로의 전 직장 상사이자 미 로스쿨 유학을 지원해 온 오쿠노 요시히코 변호사는 “고무로 본인에게 ‘이번에는 합격했다. 정말 기쁘다. 변호사로서 능력을 쌓아 가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NHK에 말했다.

고무로는 이미 작년 7월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응시했다가 불합격했고, 올해 2월 재응시했지만 또다시 떨어졌다. 연이은 낙방에 일본에선 “왕실 특혜로 뉴욕 생활을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뉴욕주 변호사시험위원회에 따르면 고무로가 응시한 시험의 합격률은 66%로, 고무로와 같은 재응시자 합격률은 23%였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세 번 만에 드디어 합격 소식”이라며 속보를 냈다.

마코는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로, 왕위 승계 1순위인 왕세제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의 큰딸이다. 마코와 고무로는 일본 국제기독교대학(ICU) 동기로 만났다. 고무로 모친의 금전 문제 등을 들어 일본 국민이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자 일본을 떠났다. 일본에선 왕실 여성이 평민과 결혼하면 남편을 따라 평민이 된다.

고무로는 2018년 미 로스쿨에서 유학했다. 작년 로스쿨을 졸업한 뒤엔 뉴욕 한 법률사무소에 취업해 연봉 6000만원 안팎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전 공주는 미 최대 미술관인 뉴욕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뉴욕 맨해튼 헬스키친의 월세 4300달러 정도의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