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의 그림 덕분에 재난 상황에서 튀르키예 국민들이 위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만화 일러스트레이터 명민호(30)씨를 만난 살리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가 말했다. 그가 언급한 그림은 70년의 세월을 두고 6·25 참전 튀르키예군과 튀르키예로 파견된 한국 구조대원이 현지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그림이었다. 세월을 초월한 양국의 연대를 담은 해당 작품은 튀르키예와 한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3일 본지 1면에 실리기도 한 이 그림의 전달식이 2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이루어졌다.
타메르 대사는 명씨와 악수하며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재난에 대해 한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며 “이번 작품으로 양국의 깊은 역사를 잘 전달한 것 같다”고 했다. 명씨는 작품에 직접 사인을 한 뒤 “애도하는 마음으로 그렸는데 뜨거운 반응을 얻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그림을 통해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밝혔다. 대사관측은 명씨에게 꽃다발과 양국 언어로 적힌 감사 편지를 전달했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은 “명 작가의 작품이 감동을 줬기 때문에 대사관 측에서 먼저 전달식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총 7장의 그림은 튀르키예 대통령실, 튀르키예 외교부,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등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10일 명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해당 사진을 올리며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와 같은 피해를 보고 있는 시리아에 깊은 애도를 그림으로나마 전한다”며 “마음만큼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본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은 20일 오후 기준 ‘좋아요’ 수 38만 이상을 기록했다. 해당 그림을 본 한국인들과 튀르키예인들은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줘 고맙다” “그림을 보고 기부를 했다” 등 댓글을 달며 화답했다. 지난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명씨는 “현지에서도 많은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강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선 4만6000여명이 사망한 가운데, 튀르키예에선 대부분 지역에서 구조 작업이 종료됐다. 튀르키예 재난 당국은 지진 피해 지역 11개 주 중 카흐라만마라슈, 하타이주를 제외한 9개 주에서 구조 작업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여전히 구조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생존자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날 하타이 안타키아의 건물 잔해에서 40대 부부와 10대 소년 등 일가족 3명을 지진 발생 296시간 만에 구조한 것이 마지막 구조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