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AP 연합뉴스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해고됐는지 묻는 직원의 장애까지 들먹이며 조롱한 뒤 비판을 받자 뒤늦게 사과했다.

7일(현지 시각) 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하랄뒤르 소를레입손(Haraldur Thorleifsson) 전 트위터 디자인 수석 이사는 트위터 계정에 “9일 전 200여 명의 다른 직원과 함께 업무용 컴퓨터에 대한 접근이 차단됐지만 인사 책임자는 내가 해고됐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더라. 당신이 답해줄 수 있는가”라며 머스크를 태그해 글을 올렸다. 이후 “(트위터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머스크가 묻자 소를레입손은 ‘디자인 수준을 향상시킨 일’ 등 자신의 성과를 열거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무슨 디자인을 어떤 수준으로 올린다는 것이냐” “인증 사진이 없으면 무효다”라고 답변한 뒤 우스워 눈물을 흘리는 듯한 이모티콘 두 개를 보내고 대화를 끝냈다. 이후 소를레입손은 대화 도중 인사팀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또 다른 게시글에서 소를레입손이 가진 장애를 공개하며 비꼬기도 했다. 그는 “이 사람(소를레입손)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 그는 장애로 타이핑을 할 수 없다고 변명했지만 동시에 폭풍 트위터를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자 소를레입손은 자신이 앓고 있는 근이영양증(전신 근육이 점차 경직되는 희소병)에 대해 설명하면서 반박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한 손가락으로 트위터에 글을 쓸 수 있었다”며 “내 장애는 머스크가 (트위터에) 오기 전까지는 주요한 문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들의 대화가 논란이 되고 비난 여론이 커지자 머스크는 영상통화로 소를레입손과 대화를 나눈 뒤 “그의 상황에 대한 오해에 사과하고 싶다”면서 “소를레입손은 트위터에 남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장애인법은 고용주가 직원의 장애를 기밀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장애를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한 후 대대적 인력 감축을 진행해 직원 수가 7500명에서 현재 2000명 수준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