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기자

“사찰이라는 전통 건축이 어떻게 하이테크 도시 서울의 풍경에 녹아들지 궁금하네요.”

세네갈 소설가 모하메드 음부가르 사르(33)는 22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에 머무는 기간이 짧은 만큼 더 만끽하고 싶다”면서 가보고 싶은 곳으로 서울의 사찰을 꼽았다. “밤에 글을 쓰고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라면서 “밤의 서울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고도 했다.

사르는 프랑스어로 쓴 네 번째 소설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으로 2021년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다. 이번에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하는 ‘공쿠르 문학상-한국’ 홍보 작가 자격으로 방한했다.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는 각국 학생들이 그해 공쿠르상 최종 후보작 4편 가운데 하나를 뽑는 행사로 한국은 올해 처음으로 참여한다. 그는 “문학이 멀리 떨어진 곳까지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면서 “양국 문단이 서로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인간들의…’는 작품 한 편만 남기고 종적을 감춘 1930년대 작가의 발자취를 2008년의 젊은 작가가 추적하는 내용이다. 사르는 수상 당시 31세로 역대 두 번째로 젊은 수상자이자 100년 만의 흑인 수상자였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서 처음 나온 수상자이기도 했다. 이런 기록을 남기며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문학의 신예로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처음엔 기분이 좋지만 나를 어떤 틀 안에 집어넣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작가는 거기서 탈출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세네갈을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의 상을 받는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사르는 “프랑스가 아프리카에 군사 기지를 두는 데 반대하지만, 프랑스어로 글을 쓰면 안된다는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식민 지배의 잔재로서 프랑스어를 배웠어도 젊은 세대가 멋진 작품을 쓸 수 있다면 작가들에겐 그것이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