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야구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야신(野神)’으로 불린 김성근(81) 감독은 2일 “자기와의 싸움은 자기가 해야지, 남 흉내 내고 기대면서 남한테 자신을 맡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개최한 ‘국민통합 토크쇼’의 연사로 섰다. 강연 주제는 ‘청년의 도전과 미래’였다.
김 감독은 “프로에서도 옆에서 남의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망한 선수가 3분의 1이 넘을 것”이라며 “남이 잘하는 게 있다면 뺏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지 흉내만 내면 죽었다 깨어나도 성공 못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고교 선수 시절 데뷔전에서 달리기가 느려 1루에서 아웃됐을 때를 떠올리면서 “그때 실망하지 않고 곧바로 육상부 감독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빨라지느냐’고 물었다’”며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슬퍼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벽 우유배달 하면서 뛰고 주도적으로 폼도 만들었다”며 “지금도 나이가 80이 넘었고 어려울 때가 많았는데 어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저는 감독할 때 거의 꼴찌 팀을 갔는데 선수들 행동하는 걸 보면 ‘계약 잘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 순간에 매달리기보다 다음 계획을 세우면서 앞으로 가버리는 게 훨씬 빨랐다”고 했다. 이어 “그 속에 머물러버리면 절대 성공 못 하고, 부닥치다 보면 거기서 또 새로운 방법이 생겨난다”며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뜻을 어떻게 찾아내느냐의 문제이지 ‘해봤자 어렵다’는 생각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감독은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27세 때부터 지도자 길을 걸었다. 올해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인 ‘최강야구’에서 감독을 맡았다. 김 감독은 “최강야구에는 마흔 살 넘은 선수들이 많은데 작년엔 훈련을 제대로 안 해 부상이 많았다”며 “부상 투성이였던 한 선수를 불러내서 ‘많이 뛰어라’고 훈련시켰더니 올해는 부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통합위가 개최한 이날 토크쇼는 각계각층의 청년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청년들이 겪는 일자리, 주거 문제, 진로불안, 인간관계 등 어려움을 유난이라 치부하며 공감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며 “통합위는 청년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