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는 오는 23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시각장애인 김경훈 씨(32)의 학업을 도운 안내견 '탱고'에게 명예졸업증을 수여한다. 사진은 김 씨와 탱고. (경북대 제공)/뉴스1

시각장애인 대학원생의 학업을 도운 안내견이 대학에서 ‘명예 졸업증’을 받는다. 23일 열리는 경북대 학위 수여식에서 문헌정보학 석사 학위를 받는 김경훈(33)씨의 안내견 ‘탱고(4)’가 그 주인공이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탱고는 2022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를 통해 김씨를 만났다. 김씨는 학부생일 때까진 가족의 도움으로 다녔는데,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혼자 다니는 도전을 하기 위해 안내견을 지원받은 것이다.

지난 2년간 김씨와 탱고는 한 몸처럼 다녔다. 김씨는 “탱고는 항상 제 의사에 집중하면서 보행을 도왔다”며 “탱고 덕에 혼자서 식당이나 카페도 갈 수 있게 됐고, 삶이 모험처럼 즐거워졌다”고 했다.

탱고는 캠퍼스 안에서도 인기를 독차지했다. 교수들은 김씨의 출석을 부른 뒤, 탱고의 출석도 꼭 불렀다고 한다. 그는 “탱고가 대답이 없으면 ‘탱고, 오늘 결석했으니 F 학점 준다’는 교수님도 계셨다”고 했다.

김씨는 중학교 시절 신경계 염증을 앓다 시력을 잃었다. 절망한 시기도 있었지만,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돕고 싶어 문헌정보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졸업 논문도 ‘시각장애인의 키오스크 사용 경험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썼다. 김씨는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정보를 얻고, 첨단 기기를 쉽게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학위 수여식에서 일반 대학원 석사 대표로 학위를 받는다. 2년 동안 탱고와 함께 노력한 결과다. 김씨는 “‘스텝이 엉켜도 그게 바로 탱고’라는 영화 대사처럼, 탱고와 함께 세상에 부딪히며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연구자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