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영규가 2억원의 돈을 빌린 뒤 갚아 달라는 요구에 사위 이승기를 언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 '실화탐사대'

배우 임영규가 한 중년 여성과 계획적으로 혼인신고를 한 후 돈을 갈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80년대 인기 탤런트로 활동했던 임영규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오히려 사기죄로 고소당한 상황에 놓인 중년 여성이 등장했다.

제보자는 어머니 A씨가 임영규와 만난 이후 그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집도 경매로 넘어가고, 한순간에 가족이 빚더미에 앉게 됐다고 주장했다. 25년간 홀로 자식 셋을 키워왔다는 A씨는 1년간 265회에 걸쳐 임영규에게 약 2억원을 송금했다.

A씨는 임영규와의 만남에 대해 “손님으로 왔는데, 친근하게 말을 잘하고 옛날에 TV에도 나왔던 터라 호감이 갔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자 임영규는 “강원도에서 하는 촬영이 끝나면 1억5000만원의 출연료가 나오는데, 그때까지만 도와주면 A씨의 빚까지 갚아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임영규는 ‘월세가 밀렸다’ ‘폭행 사건이 있어서 벌금을 내야 한다’ 등 갖은 이유를 대며 돈을 빌려 갔다고 A씨는 말했다.

계속되는 요구에 지쳐가던 A씨에게 임영규는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또 다른 제안을 해왔다고 한다. A씨는 “(임영규가) 자기는 신용불량이어서 본인 통장으로는 돈을 입금 못 한다고 했다”며 “혼인신고를 해야 촬영비가 들어온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빌려준 돈을 갚기 위해 A씨는 혼인신고를 했지만, 약속한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A씨는 오히려 부채만 늘어나 아들 명의 집까지 경매로 넘어갔다. 제보자는 “임영규에게 저희 엄마는 돈 뽑아 쓰는 ATM 기계였던 것 같다”고 했다.

배우 임영규는 아내인 A씨가 사업 자금으로 돈을 준 것이며 부부 사이에는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MBC '실화탐사대'

그러나 임영규는 제작진에 “A씨가 결혼을 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의 돈에 관해서는 “아들은 내가 (돈을) 꿔 갔다, 이런 식으로 하는데 A씨가 나를 밀어준 것”이라며 “부부는 꾸고 이런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나한테 사업자금을 대 준건데 그걸 뭘 따지냐”며 “부부인데 그건 내가 갚든지 말든지. 부부관계는 부부만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A씨가 돈을 돌려달라고 호소하자 임영규는 “이승기가 해결해 줄지도 모르겠다. 난 그게 편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승기는 작년 4월 임영규의 딸 이다인과 결혼했다.

임영규가 이승기를 언급하는 통화 녹음도 공개됐다. 임영규는 “동료 탤런트가 이승기한테 얘기했대. ‘어쩌면 장인어른이 그렇게 고생하는데 한 번도 안 찾아보냐’고. 그랬더니 (이승기가) ‘죄송하다.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까 그 XX한테도 돈을 좀 받아야지’라고 했다.

제작진은 임영규가 강원랜드에서 자주 돈을 인출한 정황을 확인했다. 강원랜드 인근 상인에게서도 이승기의 이름이 언급됐다. 한 식당 주인은 “(임영규가) ‘승기가 차 사준다는 걸 내가 안 한다고 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 했다.

강원랜드 인근 식당 주인은 "임영규가 가족 자랑을 했다"고 말했다. /MBC '실화탐사대'

A씨는 임영규를 고소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찮았다. 친족 간의 재산범죄(사기죄 등)에 대해 그 형벌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 때문이었다. A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임영규는 “미쳤나 봐. 이혼해서 나 고소하고 싶으냐?”라며 “절대 안 하니까 그렇게 알아”라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임영규에게 주기 위해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고소당한 상황이다. A씨는 현재 혼인 취소 소송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규는 1987년 배우 견미리와 결혼해 슬하에 이유비, 이다인 두 딸을 뒀다. 결혼 6년 만에 이혼한 그는 꾸준한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술값을 내지 않아 여러 차례 불구속 기소됐고, 2014년에는 택시비 2만4000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즉결심판을 받기도 했다. 또 술집에서 난동을 피워 주변 손님을 다치게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전과 9범으로 알려졌다.

2020년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임영규는 사업 실패와 방탕한 생활로 2년 반 만에 유산 165억원을 모두 날리고 교회 청소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임영규는 두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