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단이 무죄를 선고하든 아니든 간에 트럼프는 유죄이며 우리는 모두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28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이 진행돼 온 이곳에 선글라스를 쓴 백발의 남성이 나타나 말했다. 최후 변론이 열린 이날 법원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이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고 남성 주변에 우르르 몰려들었다. “트럼프는 이 도시뿐 아니라 미국을 파괴하고 싶어 하고 결국에는 전 세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열변을 토한 이 남성은 할리우드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81)였다. 그는 “트럼프가 감옥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몰려와 드니로와 거칠게 설전을 벌이며 법원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로버트 드니로는 진보적 색채로 유명한 할리우드에서도 가장 정치 참여가 활발한 것으로 평가받는 배우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선 그는 바이든 캠프 홍보 영상에서 내레이션을 맡아 “우리는 트럼프가 통제 불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복수를 원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니로는 2018년 6월 TV 생방송으로 중계된 토니상 시상식에 나와 갑자기 “하나만 말하겠다”고 한 뒤 “트럼프 엿 먹어라”라고 외쳤다. 지난 3월 한 토크쇼에서는 “(트럼프로부터) 어떤 좋은 점도 볼 수 없기 때문에 배우로서 절대로 그를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스타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로버트 드니로 외에도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와 줄리아 로버츠의 공개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에 비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유명인이 적은 편이다. 최근 전(前) 미식축구 스타 브렛 파브, 영화배우 데니스 퀘이드,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알딘 등이 트럼프에게 호감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제3의 후보’로 자리 잡은 로버트 F 케네디를 응원하는 스타들도 적지 않다. 배우 우디 해럴슨과 케빈 스페이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