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농구선수 박찬숙.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 박찬숙(65)이 과거 사업 실패로 12억 원이 넘는 빚을 떠안고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박찬숙은 13일 방송된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배우인 딸 서효명(38)과 함께 출연해 그동안의 순탄치 못한 경험들을 고백했다. 그는 “농구 코치 생활을 하던 중 친척 소개로 알게 된 지인이 동업을 제안했다”며 “대표 겸 투자자였는데 부도가 났다. 법원에서 출두 명령이 날아오고 채권자들이 돈을 받겠다면서 집에 찾아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는 부모님 집까지 담보로 했다. 답은 파산이더라”며 “평생 농구만 했기에 법원에서 뭐가 날아온다는 건 상상도 못 해봤다. 읽어보지도 않고 찢어버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법원은 큰 죄를 지어야 가는 곳이었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날 오라고 하지. 너무 힘들더라”고 했다.

박찬숙은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내가 이렇게 가치 없는 사람이 아닌데 왜 이렇게 됐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며 “딱 한 번 이 세상에서 숨을 안 쉬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누구한테도 얘기할 수 없었다. 내가 저지른 일이었으니까.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던 그가 끝내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이었다. 박찬숙은 “아침에 눈을 떴는데 눈앞에 벽이 쳐진 듯 안 보이더라. 아 이래서 죽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생각한 게 내 자식들”이라며 “우리 딸이 있고 아들이 있는데 내가 무슨 생각을 하나 싶어 바로 털고 일어났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내서 걸었다”고 했다.

박찬숙은 190㎝의 큰 키와 독보적인 실력으로 국내 여자농구계 최정상급 센터로 불렸다. 숭의여자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5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1979년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은메달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 획득에 기여하며 당대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로 전성기를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