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인회를 하고 있다. 손 감독은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코치진이 유소년 선수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가운데, 아들을 향한 손 감독의 혹독한 훈련법이 재조명됐다.

손 감독은 2022년 12월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신고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진행자 유재석은 “(손흥민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6년간 매일 6시간씩 기본기만 했다고 한다”며 “이 훈련 모습을 보고 누가 신고를 하셨다고?”라고 질문했다.

손 감독은 “제가 너무 혹독하니까”라며 “하루도 안 걸렀다. 추석, 설도 안 쉬었다. 친척 집에 간 일도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아주 단순했다”며 “가장 중요한 건 행복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복하려면 자기가 운동장에서 축구를 잘해야 하지 않나. 저는 단순히 그 생각만 했다”고 했다.

‘손흥민이 훈련에 대해 불만을 말한 적 없냐’는 물음에 손 감독은 “그런 생각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까 열정이 나오지 않나. 성격이 저한테 엄청 혼나도 30초도 안 간다”고 했다.

2018년 5월 MBC '스포츠탐험대'와의 인터뷰에서 손웅정 감독이 "흥민이를 많이 팼다"고 말하고 있다. /MBC

손 감독은 2018년 5월 MBC ‘스포츠탐험대’와의 인터뷰에서는 “(손흥민은)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며 “저는 흥민이를 많이 팼었다. 그래도 (흥민이는) 축구를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손 감독은 2021년 발간한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 체벌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성서를 보면 ‘아이의 마음속에 어리석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아버지가 자식을 체벌한다.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아이에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고 정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끝까지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만 “혼을 내더라도 반드시 사후 수습을 해야 한다. 감정에 휘둘려 혼을 내거나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손 감독은 지난 4월 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는 “친구 같은 부모는 존재할 수 없다”고 자신의 교육관을 강조했다. 손 감독은 혹독한 훈련을 견뎌낸 손흥민에 대해 “자기 꿈이 여기 있는데 무슨 짜증을 왜 내겠느냐. 제가 무서워서 순순히 따랐는지도 모른다”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매섭게 혼냈다”고 말했다.

손흥민 역시 어린 시절 “엄청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 2년 차였던 2011년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지금 와서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로 많이 맞았다”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시키지 않기 위한 ‘사랑의 매’였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로서는 정말 자상하지만 지도자로 돌아서면 정말 무서운 분”이라며 손 감독에 대해 “축구 선배이자, 스승이며, 팬이고, 아버지”라고 했다.

2018년 9월 12일 손흥민이 토트넘 복귀를 위해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함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손 감독 교육법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BBC 스포츠는 2019년 손 감독을 다룬 기사에서 “과거 손흥민에게 몇 시간이나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는 징벌적 연습을 시켰다. 더 혹독한 징벌도 있었다”며 ‘징벌’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손흥민은 이를 부모의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경험으로 승화시켰다”며 “그 결과 손흥민은 어느 록스타보다 더 열광적인 한국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손 감독과 손흥민의 형 손흥윤 수석코치, A코치 등 ‘SON축구아카데미’ 코치진들이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이 아카데미를 다니던 중학생 B군은 고소장에서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코치가 코너킥 플라스틱 봉으로 허벅지 부위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경기 중 실수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심한 욕설을 들었고, 경기에 졌다는 이유로 일정 시간 안에 도착하지 못하면 엎드린 자세로 맞았다. 허벅지가 붓고 피멍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손 감독은 입장문을 내고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가족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