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로 국가적 위기에 직면한 한국 정부가 결혼과 출산 장려에 수백조원의 예산을 투입한 가운데, 미혼의 삶에서 행복과 성취를 얻었다고 밝힌 한 여성 유튜버가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AFP통신은 결혼하지 않은 것을 자신의 가장 큰 성취로 여기며, 전통적인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한국 여성 신아로미(37)를 조명했다. 유튜브 구독자 20만여명을 보유한 신 씨는 오래된 시골집을 고쳐 살면서 요가, 여행 등 자신의 일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며 미혼으로서 삶을 즐기라고 독려한다.
그에게 처음부터 이런 삶이 주어진 건 아니었다. 한때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그는 직장을 떠나 수년간 해외에서 호텔 청소부 등 다양한 경험을 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시골 마을에 정착해 자신이 원하던 삶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는 “유튜브 영상으로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일할 때보다 5배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고 훨씬 더 자유로운 삶을 산다”고 했다.
신 씨는 여러 만족스러운 인간 관계를 경험했지만 가족을 꾸리는 것보다는 자율적이고 모험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삶의 최우선 순위라고 했다. 그는 “결혼하지 않은 것이 내 가장 큰 성취”라고 했다. 또 “아내나 어머니가 되는 것을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아이를 갖지 않는 데 따른 잠재적인 단점은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고도 했다.
신 씨는 사회적 기대에서 벗어나 혼자 사는 삶의 기쁨을 책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에 담았다. 이 책은 국내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30대 독신 여성뿐만 아니라 이혼이나 사별을 겪은 노년층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그는 자신의 책이 인기를 얻은 것은 비주류의 삶을 살더라도 여전히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했다.
그는 “결혼한 사람들은 종종 자녀 사진을 올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의 모습을 공유하는데 아무도 이를 비난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제가 행복하다고 말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럴 리가 없지’라고 생각하는 듯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낳은 대부분의 부부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한 것”이라며 “혼자 사는 사람들도 행복을 목표로 한 선택을 했으며 이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AFP는 “전문가들은 성장 정체, 비싼 서울의 집값, 취업 경쟁과 같은 경제적 요인들 때문에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결혼과 육아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훨씬 넓은 문화적 문제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 매체는 “한부모 가정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고, 동성 결혼은 인정되지 않는다. 기혼 여성들은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남성에 비해 가사와 육아에 3.5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할 정도로 한국은 여전히 보수적인 상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