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영웅’ 전상균 선수가 12년 만에 빼앗긴 올림픽 동메달을 되찾게 됐다. 당시 동메달을 수상했던 러시아의 루슬란 알베고프 선수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메달을 박탈당한 결과다.
30일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 소속 역도선수였던 전 선수는 2012년 8월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역도 105㎏+급 결선에서 인상 190㎏, 용상 246㎏ 합계 436㎏을 들어 4위에 올랐다.
당시 3위는 루슬란 알베고프 선수로 인상 208㎏, 용상 240㎏ 합계 448㎏을 들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알베고프는 런던올림픽 당시에는 도핑 테스트를 통과했으나, 2017년 다시 실시한 검사에서 금지약물 복용이 발각됐다. 국제역도연맹은 그의 올림픽 동메달을 무효 처리하며 4위였던 전 선수를 지난 3월23일 동메달로 승격시켰다.
전 선수는 2011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2012년 평택 아시아선수권 대회 은메달을 수상한 국가대표 메달리스트다.
이번 동메달 승격으로 ‘선수 경기력 성과포상금 평가점수’ 40점을 추가해 총 44점이 됐다. 순위가 재결정된 다음 달인 2024년 4월을 기점으로 매월 올림픽 메달 연금(선수 경기력 성과포상금) 52만5000원을 수령하고 있으며, 연금은 평생 지급된다.
현재 전 선수는 은퇴 후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 근무하며 직장인의 길을 걷고 있다. 일과를 마치면 체력단련실에서 역기 드는 자세를 지도해주고, 무거운 자재를 쉽게 드는 요령을 알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선수의 자녀도 아버지가 못 이룬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위해 역도 선수로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 선수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은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과 자신의 노력을 따라야한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피땀 흘리며 열심히 올림픽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타산지석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은 “전상균 선수가 올림픽에서 보여준 놀라운 투혼과 열정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며 “우리 공사도 큰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전 선수는 오는 9일 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초청으로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시상식에 참가해 동메달을 수여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