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스타로 떠오른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32·임실군청)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을 언급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김예지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 처음에는 그 얘기를 듣고 안 믿었다”며 “일론 머스크가 저를 뭐 해요? 이러면서 ‘샤라웃(Shout out)’이 뭐야? 이랬다”고 했다. 진행자가 “샤라웃이 지지한다, 존경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자, 김예지는 “뜻도 잘못 알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자꾸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이러니까 그때 진짜구나 알았다”고 했다.
그는 ‘언제 일론 머스크와 식사 한번 해야겠다’는 진행자의 말에 “제가 영어를 못해서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예지는 총 30발의 급사 사격 중 28발은 10점, 1발은 9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딱 한 발이 타이밍을 놓쳐 0점이 나온 게 치명타가 돼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예지는 이에 대해 “금메달을 따겠다고 자신 있게 얘기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도 들고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면서도 “내 사격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 앞으로 남은 인생이 있으니까 앞으로 2년 뒤에 아시안게임부터 다시 천천히 올라가 보자, 그리고 그다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잡았다”고 했다.
경기 도중 결과와 상관없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 대해선 “이거를 이겨내야만 한다고 생각을 하고 시합에 임했다. 내가 내 자신을 뛰어넘지도 못하면 누구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단 총을 들고 조준할 때는 머릿속에는 온통 그냥 제가 해야 될 행위에 대한 그런 루틴들만 생각한다”며 “실탄이 총구를 나가는 순간 이미 그거는 제 손을 벗어나는 일이다. 이미 과거이고 제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 ‘다시 시작, 다시 시작’ 이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예지는 중학교 1학년때 총을 잡았다. 국제 대회에서 성적을 낸 건 비교적 최근이다. 그는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여자 권총 25m에서 세계 신기록을 내며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그는 “무명의 시간이 20년이었다. 중간에 그만둘까도 생각했다”며 “어차피 내 인생은 길고 다른 일을 해도 아직 늦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도 하면서 방황의 시간을 굉장히 많이 보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아이를 낳고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아이가 커서 엄마를 바라봤을 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더 위로 올라가자는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다음 목표에 대해선 “일단 돌아가서 국내 대회부터 차근차근 다시 밟아갈 생각”이라면서 “그리고 다음에 있을 국제대회에서 다시 여러분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예지는 지난달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그가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경기에서 모자를 거꾸로 쓴 채 냉철한 얼굴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영상이 엑스(X·옛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
세계 신기록을 세운 순간에도 냉정한 표정을 유지하는 모습이 영화 속 킬러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는 글을 달았고, 미국 CNN과 영국 BBC 등 주요 외신도 김예지를 조명하며 그는 올림픽 스타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