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출신 비걸 마니자 탈라시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탈라시는 난민팀 소속으로 올림픽 브레이킹 종목에 출전한다. /로이터 뉴스1

9일부터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신설 종목 브레이킹(브레이크 댄스) 경기를 앞두고 난민팀 소속 여자 선수 마니자 탈라시(22)의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비걸(여성 브레이크 댄서)인 탈라시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조국을 탈출해 유럽에서 댄서의 꿈을 키웠다.

6일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탈라시는 2020년 소셜미디어에서 처음 접한 브레이킹 동작에 매료돼 카불의 댄스팀 ‘수페리어 크루’ 연습장을 찾아갔다. “남자만 55명이 있었고 여자는 나 하나였지만 그곳에서 성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다들 여자는 댄서가 될 수 없고 결혼하기 위해 청소와 요리를 배워야 한다고 했지만 연습장에선 ‘어렵지만 할 수 있다’는 격려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여성을 억압하는 탈레반이 2021년 정권을 장악하고 살해 위협까지 받게 된 탈라시는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야 했다.

여권도 없이 파키스탄 등지를 떠돌다 난민 자격으로 스페인에 정착해 미용실에서 일하던 중, 스페인에서 만난 지인들의 도움으로 올림픽 난민 재단과 연결돼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탈라시는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탈레반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용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그것은 갇혀 있어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다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더 어린 소녀들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