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반효진이 12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체고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효진아 축하한다!” “멋지다 효진아!!”

12일 오전 9시 대구 북구 대구체육고(대구체고) 필승관 강당에 반효진(17) 선수가 들어서자 대구체고 전교생 200여명이 기립 박수를 쳤다. 강당 건물 외벽에는 ‘정상에 서자’라는 대구체고 교훈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반 선수는 지난달 29일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고 이날 모교로 금의환향(錦衣還鄕)했다. 한국의 역대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이면서 100번째 금메달이었다.

이날 대구체고에선 반 선수를 위한 환영식이 열렸다. 이상욱 대구체고 교장은 “31일 퇴임하는데 너무나 큰 선물을 ‘사격 천재’, ‘이 세계 짱’ 반효진이가 줬다”며 “우리 학교 명예를 하늘 꼭대기까지 올려줘서 교장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 선수는 노트북 컴퓨터 화면에 “어차피 이 세계 짱은 나다”라는 메모를 붙이며 스스로를 격려한 바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격려사에서 “많은 부담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100번째 금메달을 따낸 반효진 선수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대구체고에선 앞으로 제2, 제3의 반효진 선수가 나올 것이니, 전국체전과 LA 올림픽을 최선을 다해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효진 선수가 12일 오전 대구체육고등학교에서 강은희 대구교육감을 비롯한 재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반 선수 오른쪽은 그를 사격의 길로 이끈 친구 전보빈양. 전 양은 사격 여자 권총 분야에서 훈련 중이다./연합뉴스

이날 반 선수에겐 꽃다발과 함께 대구인재육성재단에서 지원하는 장학금 500만원이 수여됐다. 반 선수를 처음 사격의 길로 이끈 대구체고 동기 전보빈(17) 학생도 친구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전 양은 “(효진이랑)사격을 같이 하고 싶어 권유하니 처음엔 ‘너무 늦었다’며 거절하길래, 제가 감독 선생님을 찾아가 ‘효진이가 사격하고 싶어한다’며 방과 후에 효진이를 억지로 끌고 갔다”며 “효진이가 메달을 딸 거라고 믿고 있었지만, 마치 제가 딴 것처럼 기쁘다”고 했다.

전 양은 공기소총 부문에서 최근 권총으로 종목을 전환했다. 전 양은 “효진이를 보니 사격을 늦게 시작해서 메달을 못 딸만한 종목은 아닌 것 같다”며 “다음 올림픽 때는 효진이와 출전해서 함께 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선수는 “전교생들과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 주셔서 뜻 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응원 받은 만큼 훈련 열심히 해서 곧 있을 전국체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효진이 12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체육고등학교 필승관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신기록 수립 및 100번째 금메달 획득 기념 환영식'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사격장 측에 따르면 반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 자녀와 함께 공기소총 사격 체험을 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반 선수는 사격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저는 긍정적인 사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사격을 준비할 후배들에게도 불가능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다음 목표에 대한 포부도 내비쳤다. 반 선수는 “제가 10년 뒤에도 창창한 20대일테니, 부상이 더 심해지지 않는 한 선수생활 이어갈 듯 하다”며 “최종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모두 따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