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황기순(오른쪽)씨와 박상민씨가 서울 남대문에서 함께 모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원정도박을 하다 필리핀에서 노숙자 생활까지 했던 개그맨 황기순(61)이 22년째 거리모금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사랑의열매 홍보대사인 개그맨 황기순과 가수 박상민은 제22회 ‘사랑더하기’ 거리 모금 성금 2767만 6200원을 지난 19일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올해 22회째를 맞은 ‘사랑더하기’는 황기순이 휠체어를 타고 전국을 일주해 모은 성금으로 휠체어 52대를 장애인 단체에 기부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연예인들의 재능기부 공연을 통한 버스킹 및 현장 모금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거리 모금에는 두 홍보대사 외에도, 배우이자 노인의료나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성환, 가수 조항조, 진성, 진미령, 남궁옥분, 트롯가수 강진, 한강, 기부자 대표로 다비치 안경 체인, 사단법인 멋진사람들 등이 동참했다.

사랑더하기 모금액 전달식. /연합뉴스

성금은 해외 장애아동 이동형 유모차 지원과 연말 연탄 나눔에 사용될 예정이다.

황기순은 “사랑더하기가 22회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해준 동료들과 선뜻 손을 내밀어주신 시민들이 있어 가능했다”며 “20여 년을 넘게 이어온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모금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기순은 1982년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후 큰 인기를 얻었지만 1997년 필리핀으로 원정 도박을 떠났다가 파산하고 한동안 현지에서 노숙자로 지냈다. 황기순은 지인들의 도움과 정부의 해외 도박사범 사면 조치에 따라 귀국했고, 재기에 성공해 도박중독 방지 캠페인 등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