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행복을 누리려면 산을 자신의 몸처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석채언(63·혜초여행사 대표) 서울시산악연맹회장은 지난 7일 북한산 국립공원 일대에서 직원들과 함께 ‘클린마운틴’ 캠페인을 펼쳤다.
그는 혜초여행사 임직원 52명, 서울시산악연맹 직원 20명과 함께 백운대 탐방 지원센터와 도봉산 탐방 지원센터 입구에서 등산객에게 직접 제작한 클린백과 집게를 배포하며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직접 쓰레기 줍기 참여를 유도했다.
석 회장과 행사 참여자들은 3000개의 친환경 클린백을 배포한 뒤 북한산 팀과 도봉산 팀으로 나눠 직접 쓰레기 줍기에 나섰다. 북한산 팀은 북한산 영봉 능선 코스, 도봉산 팀은 북한산 둘레길 18~20구간에서 환경 정화 산행을 했다.
이날 행사는 산을 찾는 등산객 모두가 깨끗한 자연환경을 누리며 다 같이 행복을 느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한편으론, 국립공원관리공단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도록 산행지에 쓰레기통을 없애는 바람에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등산객들로 산이 병들어 가는 것을 막자는 의도이기도 했다.
석 회장은 평소 이런 문제점 해결에 골몰하던 중 배낭에 묶어 사용할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까지 담을 수 있도록 방수 처리된 클린백을 제작해 배포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클린백은 물에 씻어 산행 때마다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산악인 출신 석 회장은 “평소 산에 오를 때마다 쓰레기를 보면 마음이 불편해져 보이는 대로 배낭에 주워담는 습관이 생겼다”며 “우리가 걷는 등산로는 깨끗하게 보이지만 등산로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비닐과 플라스틱병이 곳곳에 버려져 있는 게 현실이다”고 했다.
그는 “한번 산에 다녀간다는 생각을 접고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기본 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공단이나 지자체에서도 쓰레기를 분리수거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석 회장은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만큼 하산 때까지 배낭에 넣어와 버리도록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고 했다.
그는 “스위스 몽블랑이나 호주 태즈메이니아 등 유명 트레킹 현장을 가면 산에서 버리지 못한 쓰레기를 하산 때 들고 와 등산객이 산 입구에서 분리 수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런 시설을 갖추지 않고 무조건 쓰레기를 그냥 들고가라고 하는 입장이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산행할 때 바위틈에 버리거나, 하산 후 지하철 휴지통에 버리거나, 또는 화장실에 쓰레기를 버리는 악순환이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에는 공단 측이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을 펼치며 지난 2007년 쓰레기 수거함이 사라졌다.
석 회장은 트레킹 문화탐방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며 국내 트레킹 족의 해외 탐방을 주도해왔다. 히말라야를 비롯한 오지 곳곳에 트레킹 코스에 연 3만 명 정도를 보내면서 자연보호를 일성으로 내세운다.
그는 “서울시산악연맹 수장이자 트레킹과 문화역사 탐방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 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계 곳곳의 산과 바다를 누비며 자연으로부터 큰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서 환경보호에 대한 무한책임을 느끼기에 산을 찾는 등산객 한 명 한 명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했다.
석 회장은 고교(양정고) 때부터 산악부에서 활동했으며 서울시산악연맹 이사와 부회장을 거쳐 지난 2021년 서울시산악연맹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산과 사람의 공존 그리고 자연보호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