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최고의 영광이자, 산에서 경험한 고난과 고통, 고뇌를 동시에 위로받는 상입니다.”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겸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4년도 ‘산악인의 날’ 행사에서 대한민국 산악대상을 받았다.
제주도 서귀포 출신 강 회장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 1959년 한라산 백록담 정상에 오른 것을 계기로 65년 동안 산악인생을 걸어왔다. 평생 산과 함께 살아온 인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 회장은 ‘1평(坪)의 기적’을 이룬 사업가이자 산악인으로 통한다. 1971년 제주에서 무작정 상경, 서울 동대문 1평(3.3㎡) 노점에서 시작해 우여곡절 끝에 블랙야크 그룹을 이룬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강 회장은 “산악인으로 산다는 것이야말로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비참한 것이기도 한데 자연과 어울리며 탐험·개척정신을 배웠다”며 “1960~1970년대 위로받을 곳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세대로 산에 다니며 위로받았는데 이제는 무엇보다 산을 보전하기 위해 환경 보호에 나서야 할 정도로 절박한 과정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한마디로 산에서 시작해 산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았다”고 했다.
강 회장은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으로서 값진 상을 받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며 “앞으로도 산악문화 발전과 산악 스포츠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며 “아웃도어인들의 삶을 위한 베이스캠프가 돼 응원하고 산과 자연을 지킬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하겠다”고 했다.
특히, “산을 통해 인내와 인생의 성공을 경험한 만큼 산 사람들을 지원하고 함께 나누고 배려하며 살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그동안 해외 고산 등반 지원을 지속해왔으며, 사고를 당한 산악인 유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장학금 후원하는 등 산악 문화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최근에는 스포츠 클라이밍 인재 양성을 위해 청소년 선수를 후원하고 클라이밍팀을 창단하면서 국내외 대회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환경 운동을 중시해왔다. 전국의 100대 명산 도전자를 중심으로 한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AC)의 ‘클린도전단’과 ‘클린 히말라야 트레킹팀’을 통해 국내 산과 히말라야 산맥의 쓰레기 수거 활동을 지원해왔다.
클린도전단은 2016년부터 자발적으로 자연보호 활동에 나선 약 9000명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총 200회에 걸쳐 전국의 산과 바다를 다니며 환경정화 운동을 펼쳤다. 공교롭게도 이날 강 회장의 산악대상 수상과 더불어 클린도전단이 산악환경상을 수상하면서 블랙야크는 겹경사를 맞았다.
‘클린 히말라야 트레킹팀’은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안나푸르나와 에베레스트를 대상으로 쓰레기 수거 봉사를 한다. 블랙야크는 매년 클럽데이를 통해 BAC 명산 100 완등자를 대상으로 클린히말라야트레킹팀(30명)을 구성한다.
강 회장은 올 초 에베레스트 길목인 네팔 남체에서 비정부기구(NGO) 사가르마타 오염 통제 위원회(SPCC), 네팔 등산협회(NMA)와 업무협약을 맺고 에베레스트 등반으로 초래되는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사다리, 밧줄을 설치하며 크레바스(빙하의 갈라진 틈)와 눈사태 등 기후 변화로 생기는 등반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아이스폴 닥터’ 팀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대한민국 산악대상은 대한산악연맹(회장 손중호)이 ‘산악인의 날’을 맞아 2000년부터 분야별 혁혁한 업적과 공로를 세운 산악인을 대상으로 주는 상으로, 산악인 사이 최고 영예로 꼽힌다. 이날은 1977년 9월 15일 고(故) 고상돈 대원의 대한민국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을 기념해 제정한 날이다.
대한산악연맹은 대한민국 산악대상을 받은 강태선 회장 외 개척등반상에 골둠피크(6620m) 미답봉을 등정한 2023 부산 골둠피크 원정대, 스포츠클라이밍상엔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 선수로 스피드 종목에서 대한민국 남자 선수 최초 월드컵 금메달을 획득한 양명욱씨, 특별공로상엔 스포츠·아이스클라이밍 심판 안강영씨를 각각 선정, 시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