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동맹 71주년 기념행사’에서 닐 코프로스키 주한 미해군 사령관이 소개를 받고 일어서자 박수가 쏟아졌다. 행사를 주최한 한미연합회(AKUS) 송대성 한국회장은 “한국에는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닌 미군을 열렬히 사랑하는 수많은 시민이 있음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조야(朝野)를 대상으로 굳건한 한미 동맹 여건 조성을 목표로 하는 민간 비영리단체 한미연합회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1953년 10월 1일) 71주년을 맞아 이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국내 회원 800명뿐 아니라 미국 내 지부 대표와 6·25 참전 용사 150명, 주한 미군 장병 50명 등 약 1050명이 참석했다.
송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라고 했다. 김영길 한미연합회 미국회장은 “우리 모임은 한미 동맹이 위기에 빠졌던 3년 전 시작됐다”며 “주한 미군과 참전 용사와 우리는 함께 서 있어 왔고 앞으로도 함께 서 있을 것이다. 위 스탠드 투게더(We Stand Together)”라고 했다. 코프로스키 사령관은 “한미 동맹의 강점은 ‘인간 대 인간’으로 교류를 강화해오며 양국 국민이 뿌리 깊은 유대를 쌓아 온 데 있다”며 “미래에도 한미 동맹은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유엔 79년 역사상 전투병을 파병한 것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다시) 전쟁이 나면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만이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6·25전쟁 이후 유엔사가 한반도에, 유엔사 후방기지가 일본에 남아있지만 유사시 유엔사 회원국 참전이 안전보장이사회 등에 의해 가로막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미연합회는 이날 한국전참전용사회(KVWA) 데이비드 피켓 회장과 토머스 맥휴 부회장 등 KWVA 회원 4명을 초청해 기념패를 선사했다. KWVA는 미 전역에 회원이 5000명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를 중심으로 한 민간 단체다. 피켓 회장은 “수십 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는데 처음 와본 나라처럼 눈부시게 발전해 있었다”며 “이번에 한미연합회가 KWVA 회원들을 한국에 초청해줘 고맙다. 향후 KWVA와 한미연합회가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민간 교류 등 여러 사업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맥휴 부회장은 본지에 “이번 한국 방문 중 찾았던 부산 유엔기념공원이 잊히지 않는다”며 “공원에 묻힌 유엔군 2300명의 희생이 지금 부산과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의 토대가 됐다. 이를 계속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고 했다.
재미 한미연합회 회원들과 참전용사들은 이번 방한 기간 오두산통일전망대를 찾아 분단의 현실을 체험했다. 지난 2일에는 계룡대에서 열리고 있는 방산전시회 KADEX를 찾아 한국 방위산업 기술 발전사을 돌아봤다. 3일에는 UN기념공원 참배를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한미연합회는 이날 ‘한미동맹 71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두번째 총회를 가졌다. 한미연합회 2022년 친(親)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 정책위원회(AIPAC)를 벤치마킹해 출범했다. 현재 미국에 35개 지부, 한국에 10개 지회를 두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앞으로 1년 안에 미국 100개 지부, 한국 30개 지회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