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89)가 건강상 문제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3개월간 휴식을 갖기로 했다.
18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제작사 파크컴퍼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순재가 출연 예정이었던 연극의 남은 회차 공연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파크컴퍼니는 “이순재가 담당 의사로부터 3개월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고, 이순재와 소속사의 뜻에 따라 부득이하게 남은 전 회차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며 “공연을 기다린 관객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공연 취소와 관련하여 추측성 기사와 소문은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순재가 하차함에 따라 이 연극은 배우 곽동연과 박정복 등이 출연하는 회차분만 공연된다. 곽동연과 박정복은 각각 ‘젊은 꼰대 에스터’ 역과 ‘늦깎이 신입 밸’ 역으로 출연 중이다. 파크컴퍼니는 곽동연과 박정복 등이 출연하는 공연을 5회 추가한다. 추가 공연 일정은 다음 달 3일과 10일, 17일, 24일, 30일로 결정됐다. 파크컴퍼니 관계자는 “이순재 배우의 하차로 공연이 취소된 날짜에 곽동연과 박정복 등이 추가로 공연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사뮈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희극이다. ‘고도를 기다리며’ 속 주인공의 대역 배우들이 무대 뒤 분장실에서 자기 차례를 한없이 기다리면서 마주하는 삶의 질문들을 담은 극이다.
지난 13일 제작사는 이순재의 체력 저하로 오는 20일까지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을 취소한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지난 10일에도 건강 문제로 연극과 마스터클래스 ‘70년 연기 철학’ 강연을 잇따라 취소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연극 ‘리어왕’ 공연을 마친 뒤 건강 악화로 목욕탕에서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 출생인 이순재는 서울대 철학과에 재학 중이던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