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애라와 입양한 두 딸의 어릴 적 모습. /MBC '라디오 스타' 방송

배우 신애라(55)가 과거 두 딸을 공개 입양하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그는 “아이들에게 ‘너를 낳아준 엄마는 정말 훌륭한 분’이라고 말해줬다”며 친모의 존재를 숨기지 않은 이유도 밝혔다.

신애라는 23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2005년과 2008년 두 딸을 입양하게 된 계기를 공개했다. 그는 남편인 배우 차인표(57)와 1995년 결혼해 1998년 첫째 아들 정민 군을 낳았고 이후 예은·예진 자매를 공개 입양했다. 최근엔 딸 예은 양이 미국 명문 버클리대학교에 입학한 소식을 전해 대중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신애라는 “큰딸이 태어난 지 열흘이 채 안 됐을 때 봉사차 방문한 보육원에서 봤다. 보자마자 얼굴에서 우리 아들 얼굴이 보이더라”며 “눈 뜬 모습을 보고 싶어서 깨우려는데 계속 자더라. 보육 선생님이 ‘밤에 깨고 낮에 자는 아기예요. 밤새 울어서 우리가 힘들어요’라고 하는데 그 순간 ‘내가 이 아기를 밤에 안아줘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남편과 입양 얘기를 나누고 일주일 뒤 절차를 밟았다. 처음 왔을 땐 시야도 다 안 트였는데 포대기에 싸인 채로 (집안 이곳저곳을) 막 보더라”며 “예은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 보육원에 오기까지 일곱 군데를 이동했다. 그래서 마치 ‘여긴 또 어디지?’ ‘난 또 어디로 가지?’라고 하는 모습 같았다”고 회상했다.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와 딸 예은·예진 자매. /MBC '라디오 스타' 방송

막내 예진 양과의 만남도 떠올렸다. 신애라는 “셋째는 18살이다. 생후 100일 전에 입양했다. 예은이를 입양하면서 어떻게든 자매를 만들어 주는 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기저귀가 넘칠 정도로 변을 많이 눠서 씻겨주는데 보육 선생님이 ‘애라 엄마 품에서 좋은가보다, 3일 만에 응가를 했네’라고 하시더라. 얘가 내 딸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초반에는 입양을 대하는 데 있어 차인표와의 ‘동상이몽’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신애라는 “저는 아이에게 (입양 사실을) 계속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입양아라면 쉬쉬하고 숨기길 바라지 않고 알고 싶을 것 같더라”며 “처음부터 ‘복된 입양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예쁜 형용사를 ‘입양’에 다 갖다 붙여 썼다. 아기가 ‘입양은 좋은 거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어느 순간 입양에 대해 알게 되고 5살쯤부터는 친모에 대한 이야기도 하더라”며 “다 얘기해줬다. ‘너를 낳아준 엄마는 정말 훌륭한 분이야. 너를 키울 수 없음에도 끝까지 너를 지켜서 낳으셨어’라고. 그래서 아이들이 친모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남편은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지 말라고, 굳이 입양이라는 걸 왜 계속 얘기하냐고 하더라. 조심스러워했다.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해한다”면서도 “입양이라는 건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아이에게 가족·세상·형제가 생기는 일이잖나. 하지만 지금 보육원 아기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 때문에 쉬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